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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사람은 왜 일찍 세상을 떠날까?

에피소드_9961

by 인또삐

우리는 종종 이렇게 묻습니다.


“왜 소중한 사람들은, 멋진 사람들은, 더 일찍 세상을 떠나는 걸까?”


책 이토록 공부가 재미있어지는 순간의 저자는 자신의 스승을 젊은 나이에 잃었다고 고백합니다. 그는 그 이른 작별 앞에서 참을 수 없는 슬픔을 토로했죠. 그 장면을 읽던 순간, 제 마음에도 같은 질문이 스쳤습니다. 위대한 사람, 소중한 사람은 왜 늘 일찍 우리 곁을 떠나는 걸까?


스티브 잡스가 세상을 떠났을 때, 저는 안타까움 이상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보니 그의 부재는 단순한 죽음이 아니라, 세상과의 대화가 중단된 사건이었습니다. 얼마 전 교황의 서거 때에도 저에게 직접적인 슬픔은 없었지만, 그분과 영적 교감을 나눈 사람들에게는 절망적인 상실이었을 것입니다. 결국 죽음의 무게는 그 사람의 크기보다, 그 사람과 내가 맺은 관계의 깊이에 달려 있습니다.


모든 인간은 결국 죽음을 맞이합니다. 다만 어떤 이는 늦게, 어떤 이는 일찍 떠날 뿐. 그렇다면 진짜 문제는 “왜 일찍 떠나느냐”가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그 이별을 받아들이느냐일지도 모릅니다. 사랑하는 이의 부재를 끝없는 슬픔으로만 붙잡을 것인지, 아니면 그가 남긴 시간과 이야기를 삶 속에서 다시 피워낼 것인지.


어쩌면 “일찍 떠났다”는 말 자체가 착각일 수 있습니다. 그들이 남긴 기억과 가르침은, 우리 안에서 여전히 살아 있기 때문이죠. 중요한 것은 그 부재를 슬퍼하는 연습이 아니라, 그들의 부재 속에서 어떻게 나의 삶을 더 깊게 살아낼 것인가를 묻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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