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_9962
김영민 작가의 책 공부란 무엇인가 서문에는 한국 교육을 꿰뚫는 문장이 있다.
“중·고등학교는 입시기관이고, 대학은 취업기관이다.”
그렇다면 초등학교는 지금 어떤 모습일까?
우리는 이미 교육의 문제를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바뀌지 않는다. 왜일까? 기득권은 자리를 놓지 않고, 제도를 바꿀 필요성을 못 느끼며, 많은 부모들은 그저 당연한 현실이라 여긴다. 그래서 누군가에게는 절박한 문제이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그저 "별문제 아닌 것"처럼 보인다. 바로 그 무감각이 문제의 근원이다.
한때 초등학교는 비교적 안전지대였다. 고학년 전까지는 입시의 압력에서 벗어나, 아이들이 뛰놀며 스스로 호기심을 키울 수 있는 공간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이마저 무너지고 있다. 이른바 ‘초등 입시 준비반’이 생겨났고, 특정 계층만 참여할 수 있는 그들만의 리그가 만들어졌다. 일반 가정은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 아이들에게 남아 있던 마지막 자유의 시간마저 빼앗기는 것이다.
아이들이 초등학교 시절만큼은 꿈꾸고, 질문하며, 진정한 공부가 무엇인지 탐색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지금의 초등교육은 아이들이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를 버티게 만드는 구조 속에 놓여 있다. 우리는 선택해야 한다.
초등학교를 또 하나의 ‘입시기관’으로 방치할 것인가, 아니면 아이들의 삶에서 마지막 남은 숨 쉴 틈으로 지켜낼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