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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꿈이 아니라, 자녀의 삶

에피소드_9942

by 인또삐

진로를 선택하는 순간은 누구에게나 두렵다.

이 두려움은 아이만의 것이 아니다. 부모 역시 같은 불안을 느낀다. 그래서일까? 많은 부모는 자녀의 선택 앞에서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강요한다. 하지만 가족은 원래 그런 장치가 아니다. 가족은 문제의 출발점이 아니라, 서로를 감싸주는 가장 안전한 울타리여야 한다. 자식은 부모가 이루지 못한 꿈을 대신 실현하는 도구가 아니라, 그 자체로 존중받아야 할 독립된 존재다.


특히 10대, 막 출발선에 선 아이들에게 부모가 할 일은 하나다. 정답을 대신 내려주는 것이 아니라, 자유롭게 미래를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을 열어주는 것. 그리고 그 대화를 끝까지 들어주며 격려와 응원을 건네는 것. 부모도 결국 인정해야 한다. 자녀는 부모의 ‘분신’이 아니라 또 하나의 고유한 세계라는 사실을.


반대로 성인이 된 자녀라면, 더 이상 부모의 그림자 속에 숨을 이유가 없다. 부모의 실망이 두려워 자기 선택을 미루다 보면 삶은 점점 더 무거워진다. 경제적으로 부모의 지원이 필요하다면 합의를 구하는 게 맞지만, 그렇지 않다면 자신의 길을 단호히 주장해야 한다. 처음엔 부모가 서운해할지 몰라도, 장기적으로 그것이 부모와 자녀 모두에게 진정한 해방이 된다.


고대 철학자들은 이렇게 말했다. “자녀는 부모의 것이 아니라, 삶이 빌려준 선물이다.” 부모의 역할은 이 선물이 자기 날개로 날아오를 수 있도록 돕는 것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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