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_9930
믿음이 사라진 시대, 우리는 무엇으로 서로를 이어야 할까?
요즘 인간관계를 돌아보면 예전만큼 ‘믿음’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걸 실감합니다. 종교는 신을 매개로 한 믿음으로 사람을 묶었고, 무신론자는 자신을 믿으며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그마저도 누군가에게 신뢰를 줄 수단이 필요합니다. 지금은 돈이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지만, 돈도 결국 신뢰라는 기반 위에서만 힘을 발휘합니다.
“믿음이 무너진 시대, 우리를 이어줄 마지막 신뢰는 ‘관점’이다.”
그렇다면 종교도, 돈도 아닌, 새로운 신뢰의 기반은 무엇일까요? 저는 그것이 바로 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같은 상황도 관점을 어떻게 두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해석이 나옵니다. 관점을 바꾸면 갈등이 이해로, 절망이 가능성으로, 미움이 연민으로 전환됩니다. 사실 많은 문제는 관점을 바꾸는 순간 이미 절반은 풀립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왜 관점을 바꾸려 하지 않을까요? 아마도 익숙한 시선에 매달리는 편안함이 낯선 시선이 주는 불편보다 달콤하기 때문일 겁니다. 하지만 믿음이 흔들리는 지금, 관점은 우리가 서로에게 줄 수 있는 가장 값진 선물일지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