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_9925
된장은 하루아침에 완성되지 않는다. 메주콩이 시간과 기다림 속에서 천천히 발효되듯, 인간의 성장 또한 느리지만 꾸준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짧은 기간에 눈에 띄는 성과가 없다고 해서 변화가 없는 것은 아니다. 계단처럼 한 칸씩 밟아 올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발자취가 쌓여 있음을 깨닫게 된다. 한 역사학자가 말했듯, 역사를 배우는 이유는 과거를 붙잡기 위해서가 아니라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다. 성장도 마찬가지다. 오늘의 인내는 내일의 결실을 위한 준비다.
메주콩이 발효되어 진짜 된장이 되듯, 인간도 하루하루 충실히 살아가며 언젠가 폭발적인 변화를 맞이한다. 그 발효의 촉매제는 각자 다르다. 어떤 이에게는 기술과 학습일 수 있고, 또 다른 이에게는 다양한 만남과 경험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그것이 무엇이든, 시간이 축적될 때 비로소 진정한 성장이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결국 핵심은 속도가 아니다. ‘버티며 발효되는 과정’을 믿는 태도다. 된장은 기다린 만큼 깊은 맛을 내고, 사람은 인내한 만큼 단단해진다.
메주콩이 된장이 되는 순간까지, 그 과정을 믿고 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