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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 이후, 인간은 어디에 서 있는가?

에피소드_9900

by 인또삐

나는 지난 몇 년 동안 인공지능을 공부하면서 흥미로운 사실을 깨달았다.
어떤 책을 펼치든, 반드시 등장하는 이야기가 있었다.
바로 2016년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세기의 대결이다.

처음에는 의아했다.
“왜 다들 이 사건을 그렇게 심각하게 다룰까?
왜 인공지능 이야기를 꺼낼 때마다 꼭 이 대국이 언급될까?”

그 의문은 최근 읽은 책에서 풀렸다.


그날 이후 바둑은 완전히 달라졌다.
인공지능이 깊숙이 스며들면서,
예전의 철학과 정석, 오랜 규칙은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되었다.

AI는 바둑의 문법을 새로 썼다.
그리고 이 변화는 바둑판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머지않아 우리 사회 거의 모든 분야에서
비슷한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경고가 담겨 있었다.

알파고의 대결은 단순한 사건이 아니었다.
준비하라는 신호였다.


1. 인간만의 지능 시대는 끝났다

바둑은 오랫동안 “AI가 절대 넘지 못할 마지막 영역”으로 여겨졌다.
경우의 수가 너무 많아, 계산만으로는 답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알파고는 달랐다.
수많은 대국을 학습했고, 직관처럼 보이는 수를 두었다.

그 순간 우리는 알았다.
지능은 더 이상 인간만의 것이 아니다.


2. 패배 속에서도 빛난 인간

그러나 인간의 가치는 여전히 빛났다.
특히 4국에서 이세돌이 둔 단 하나의 수.
AI 조차 예측하지 못한 창의성이었다.

그 수는 말해주었다.
문제를 정의하고, 목표를 세우고, 새로운 길을 여는 힘.
그건 여전히 인간의 몫이라는 것을.


3. 바둑의 새로운 길

알파고 이후 바둑은 연구 방식 자체가 바뀌었다.
프로기사들은 AI를 학습 파트너로 삼는다.
오랜 정석은 무너지고, AI가 제시하는 낯선 수들이
새로운 기준이 되었다.

바둑은 이제 단순한 ‘사람 대 사람의 싸움’이 아니다.
사람과 AI가 함께 확장하는 지적 예술이 되었다.


4. 영상 산업에도 다가올 변화

이 흐름은 바둑판에만 머물지 않는다.
영화, 드라마, 광고, 뉴스까지—
이야기를 만들고 전하는 모든 과정에 AI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제는 개인 창작자도 영화사 못지않은 작품을 만들 수 있다.
자본이 지배하던 질서는 흔들리고,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생태계가 열린다.

하지만 기회만큼 위험도 크다.
가짜 뉴스, 조작된 영상, 저작권 문제.
신뢰와 윤리가 우리 앞에 놓인 숙제가 된다.


5. 결국 인간에게 남는 자리

시나리오, 촬영과 편집은 AI가 대신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안에 담길 철학과 가치, 사회적 의미—
그건 인간이 책임져야 할 몫이다.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국은 인간의 패배가 아니었다.
“새로운 역할을 찾아야 한다”는 시대의 출발점이었다.


바둑은 이제 AI와 함께하는 학문이 되었다.
영상 역시 곧 같은 길을 걸을 것이다.
우리는 AI와 함께 이야기를 써 내려가는 시대에 들어섰다.

알파고의 돌은 지금도 묻는다.
“기계가 대신할 수 없는 인간의 의미는 무엇인가?”

그 질문에 답을 찾아가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 세대에게 주어진
새로운 창작의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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