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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를 수용하는 용기

에피소드_9899

by 인또삐

최근 나의 ‘찐 독자’ 한 분이 날카로운 지적을 건넸다.
“요즘 글이 주제에서 빗나갈 때가 있다.”

처음엔 마음이 쓰렸지만, 곱씹을수록 부정할 수 없었다.
나는 글을 쓰면서도 종종 객관성을 잃고 있었다.

글 쓰는 이가 자기 글을 냉정하게 바라보는 데에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어젯밤, 그 사실이 나를 무겁게 눌렀다.


몸도 마음도 지친 듯하다.
지난 50여일 동안,
‘100편의 브런치 스토리’를 쓰겠다며 안간힘을 썼다.
그러나 그 치열한 결과가
어제와 같은 지적이 되어 돌아온 건 아닐까.

숫자에 매여,
정작 중요한 ‘글을 쓰는 이유’를 놓치고 있었던 건 아닐까.


나는 다시 묻는다.
“나는 왜 글을 쓰는가?”

고전의 가르침처럼,
사는 것은 곧 배우는 것이고,
배우는 것은 곧 되돌아보는 것이다.

오늘 나는 멈춘다.
다시 지난 두 달을 돌아본다.
그리고 마음과 태도를 정비하려 한다.

실패는 나를 무너뜨리는 것이 아니라
다시 시작할 용기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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