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의 존경보다 아내의 한마디가 오래 남는다
인정욕구.
참 어른스럽지 못한 단어 같지만,
나이 들어도, 아니 나이 들수록 더 간절해지는 감정이다.
두 부모 사이, 두 자아 사이
나는 결혼과 동시에 두 부모를 두고 살아왔다.
생물학적 부모와,
결혼을 통해 맺어진 법적 부모(장인·장모).
흥미롭게도 이 두 부모는 극단적이다.
한쪽은 무관심에 가깝고,
한쪽은 관심이 넘친다.
그리고 그 사이 어딘가에 나는 있다.
한때는 무관심이 좋았지만,
지금은 관심을 바란다.
나는 어쩌면 늘 누군가의 ‘인정’을 찾고 있었던 사람일지도 모른다.
자식에게서 온 벅찬 인정
나는 아버지로서 꽤 오랫동안 고민했고, 공부했고, 실천해왔다.
하나뿐인 아들과는 누구보다 깊은 대화를 나누며 지내고 있다.
그런 나에게, 아들이 어느 날 이런 말을 했다.
“아빠, 난 아빠가 진짜 멋있어. 존경해.”
그 순간 나는 울컥했다.
그 말 한마디에 지난 시간들이
전부 의미 있는 시간이 되었고,
그간의 나 자신도 조금은 괜찮은 사람 같았다.
그런데 아내는 다르게 말한다
하지만 아내는 좀 다르다.
결혼 초나 지금이나 별로 변한 게 없다고 한다.
나는 나름 성숙해졌고 진화했다고 믿는데,
아내는 말한다.
“사람 쉽게 안 바뀌어. 당신도 그래.”
그 말에,
마음 한구석이 쿵 내려앉는다.
아들의 존경보다도
아내의 냉정한 한마디가 더 오래 남는다.
왜 아내의 인정이 더 간절한가
왜일까.
아내의 말 한마디에 나는 이렇게 쉽게 흔들릴까.
생각해보면,
가장 가까운 사람의 인정이 가장 늦게 오고,
가장 어렵고, 그래서 가장 간절하다.
우리는 종종 자식의 말엔 감동하고,
친구의 평가는 참고하며,
부모의 칭찬에 안도하면서도,
아내의 말엔 상처받고 다시 생각하게 된다.
그래도 오늘도 나는 도전 중이다
그녀는 까다롭다.
쉬운 리액션은 없다.
대충 넘기는 칭찬도 없다.
하지만 그런 그녀의 인정이
나의 자존감을 더 깊고 단단하게 만든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시도한다.
말투 하나, 행동 하나, 표정 하나.
그녀가 내게 “당신, 요즘 좀 달라졌네”
라고 말해줄 그날을 기다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