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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처럼 울리는 문장을 쓰고 싶다

한 문장이 한 곡의 노래처럼, 누군가의 마음속에서 재생되길 바라며

by 인또삐

3분짜리 노래 한 곡이 세상을 바꾼다.

그 노래는 누군가의 밤을 위로하고, 또 다른 누군가의 아침을 깨운다.
가끔은 그 노래 한 곡이 수백만 달러의 가치를 만들어낸다.

그런데 문장은 왜 그렇게는 되지 못할까?
한 문장도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데 말이다.


노래는 작사와 작곡, 그리고 목소리가 있다.
감정이 실린 파동이 귀를 스치고, 그 순간 도파민이 터진다.
음악은 즉각적이다.

그에 비해 문장은 조용하다.
소리 대신 생각으로 전해지고, 반응 대신 여운을 남긴다.
그래서 더 오래 남는다.
노래가 불꽃이라면, 문장은 잔향이다.


한 문장이 세상을 흔드는 건 불가능한 일일까?
아마도 아니다.

헤리포터의 한 문장, 무라카미의 한 문장,
혹은 SNS에서 우연히 스친 짧은 글 한 줄이
내 하루를 바꾼 적이 있다.

그 한 문장은 작곡된 노래처럼 내 마음속에서 반복 재생된다.


생각해 보면, 노래의 힘은 공감의 타이밍에 있다.
사람들이 같은 감정을 느끼는 그 순간,
그 감정을 대신 노래해주는 사람에게 세상이 귀를 기울인다.

문장도 마찬가지다.
누군가의 마음속 말을 먼저 꺼내주는 문장,
그게 곧 노래가 된다.


이제는 시대가 달라졌다.
한 문장은 종이 위에만 머물지 않는다.
짧은 영상의 자막이 되고,
AI의 목소리를 얻고,
이미지와 함께 새로운 리듬을 갖는다.

문장과 노래의 경계는 점점 흐려지고 있다.


“한 문장은 노래처럼 들리지 않아도, 인간의 마음속에 리듬을 만들 수 있다.”


한 문장도 한 곡의 노래가 될 수 있다고.

그 문장이 사람의 마음을 울릴 수 있다면,
그건 이미 음악이고, 이미 예술이다.

오늘도 나는 단 한 줄의 문장을 쓴다.
누군가의 마음속에서, 조용히 재생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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