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_9862
요즘 사람들은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다.
무엇을 먹는지, 얼마나 자는지,
체중계 숫자 하나에도 신경을 쓴다.
조금만 살이 쪄도 다이어트를 결심하고,
탄수화물과 지방을 조절하며 몸의 균형을 맞춘다.
그런데 정작 ‘마음의 다이어트’에는
그만큼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
몸의 과식은 경계하면서
정보의 과식은 방치한다.
이제 우리는 정보의 홍수 시대를 넘어
정보의 쓰나미 속에 살고 있다.
뉴스, 유튜브, SNS, 광고,
잠깐 스크롤을 내리는 사이에도
수십 개의 ‘이야기’가 내 뇌를 스쳐간다.
그런데 이상하지 않은가.
이토록 많은 정보를 알고 있음에도
우리는 점점 더 혼란스러워진다.
그건 마치 영양제와 인스턴트를
무작정 섞어 먹는 사람의 몸처럼,
방향을 잃은 과잉 때문이다.
우리는 왜 ‘정보 다이어트’를 하지 않을까.
정보는 많을수록 좋다는
오래된 믿음 때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진짜 지혜는
많은 정보를 아는 데서 오지 않는다.
무엇을 ‘비우고 걸러내는가’에서 비롯된다.
몸이 과식을 견디지 못하듯,
마음도 과잉의 정보를 견디지 못한다.
생각은 피로해지고, 감정은 무뎌지며,
결국 판단력마저 흐려진다.
하루의 일부 시간만이라도
정보를 차단해보면 어떨까.
핸드폰을 멀리 두고,
자연 속을 걸으며
‘지금 내게 진짜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를
천천히 떠올려보는 것이다.
잠시의 단절이 불안을 낳을지 모르지만,
그 침묵 속에서
우리는 진짜 나의 목소리를 듣게 된다.
세상의 소음을 줄이면,
내 안의 리듬이 들린다.
몸의 다이어트는 체중을 가볍게 하지만,
정보의 다이어트는 삶을 가볍게 한다.
무엇을 덜어내느냐에 따라
생각의 선명도가 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