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주식을 시작했을 땐 그냥 호기심이었다
마치 담배를 처음 피운 사람들의 말처럼.
‘친구가 하길래 나도 따라 해봤다’는 식.
그게 어느새 20년이 됐다. 그리고 그 시간 동안 나는 꽤 많은 돈을 잃었다.
첫 투자는 몇 개월 손해보다가 본전을 찾았고, 조금 수익이 났다.
그 순간 생각했다. “이거, 되는구나.”
그게 시작이었다.
욕심은 늘 ‘조금 벌어봤던’ 기억에서 시작된다.
여유자금까지 끌어들였다.
그리고 리먼 브라더스 사태가 터졌다.
크게 잃고 접었다가,
본전 생각에 다시 들어가고, 또 잃고, 다시 쉬고.
주식은 안 하겠다고 다짐한 게 몇 번째였는지 모르겠다.
문제는 ‘큰돈’이 생길 때였다
2017년, 큰 돈이 들어갈 일이 생기면서
다시 주식투자를 시작했다.
이번엔 정치 테마주에 손을 댔다.
처음엔 꽤 벌었다. 매일 아침이 즐거웠다.
하지만 주식은 1주를 넘기면 그때부터 본심이 나온다.
지지하던 후보의 인기가 떨어지자, 주가는 무너졌고
또 다시 손실.
그러다 다시 쉰다.
그러다 또 들어간다.
2021년, 모두가 주식을 하던 해.
그땐 나도 설렜다.
이번에는 목돈도 있었다.
"수억으로 1년 안에 수십억을 만들자."
말만 들어도 무섭다.
하지만 그땐 진심이었다.
잘 나가던 투자도, 결국엔 특정 종목에 몰빵하면서 무너졌다.
그렇게 나는 한 번 더, 무너졌다.
이번엔 다르게. 정말 다르게
작년부터는 다짐했다.
이번엔 진짜 단타로, 소액으로, 매일 조금씩만 벌자.
그 전략은 의외로 잘 통했다.
하루하루 작은 수익, 작은 기쁨.
크게 벌지는 않지만 마음은 안정됐다.
그런데 문제는 늘 같은 자리에서 찾아온다.
‘큰돈’이 필요해졌을 때
소액의 수익으로는 버틸 수 없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그리고 결국 또 무리했고, 최근 2주 사이 손실이 커지기 시작했다.
나는 매일, 이 질문 앞에 선다
“이 고비를 어떻게 넘겨야 하지?”
“오늘은 어떻게 거래해야 하지?”
“이 작은 수익에 만족할 수 있을까?”
나는 알고 있다.
지금 내 안에 있는 건 기술이 아니라
탐욕과 불안의 반복된 패턴이라는 걸.
그리고 이 질문 앞에,
혼자 서기엔 나는 아직 약하다는 것도.
이제부터라도, 다르게 살아보기 위해
내가 내린 결론은 이렇다.
‘오늘’만 생각하고 거래한다.
미래 예측은 신이 하는 일이다.
나는 그냥 오늘만 잘 마치면 된다.
목표는 ‘벌기’가 아니라 ‘지키기’다.
적게 벌고, 오래 살아남는 것.
그게 진짜 고수다.
스스로에게 자주 물어본다.
“지금 이 결정, 감정인가 판단인가?”
돈보다 내 일상을 우선순위에 둔다.
몸이 망가지면 수익은 아무 의미가 없다.
가족과 하루를 온전히 보내는 날이야말로 최고의 투자다.
결국, 나는 이런 인간이다
20년을 해도 나는 아직 흔들린다.
하지만 그 흔들림 속에서,
이제는 덜 어리석어지고 싶다.
매일 아침, 내 계좌를 들여다보기 전에
이 글을 다시 읽고 싶다.
다 잃고 나서야 배우는 게 아니라,
잃기 전에 멈추는 감각을 기르고 싶다.
이 글이,
나처럼 반복 속에 살고 있는 누군가에게
작은 멈춤의 힌트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