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나쁜 선택은 늘 내가 한다

by 인또삐


이틀 전부터 목이 따끔하더니, 결국 몸살이 찾아왔다.


기침에 열, 몸은 천근만근.
누워서 지난 일주일을 곱씹었다.

딱히 큰일이 있었던 건 아니다.

다만 평소와 달랐다.

장거리 이동이 잦았고, 잘 마시지 않던 찬 음료를 자꾸 손에 들었고,

평소엔 하지 않던 운동까지 무리해서 했다.

몸은 분명 신호를 보내고 있었는데, 그걸 놓쳤다.

문제는, 나도 그걸 알고 있었다는 거다.

'그때 조금만 더 쉬었으면…'
'그 약속 하나만 미뤘으면…'

이런 후회는 늘 나중에 온다.
이미 알고 있던 사실, 이미 여러 번 겪었던 상황인데
왜 또 같은 실수를 반복했을까?


왜 우리는 그 순간, 똑같이 무너질까


책에서는 다 배웠다.
스트레스를 줄여야 한다, 몸의 신호를 무시하지 말아야 한다,
즉흥적인 판단은 위험하다고.

그런데 막상 그 '모먼트'에 닿으면,
인간은 이상할 만큼 충동적이 된다.
나는 그걸 원시인의 뇌라고 부른다.

지금의 나는 생각하고 싶지 않다.
결정하고 싶지 않다.
그냥 눈앞에 있는 걸 하고, 버티고, 넘기고 싶다.
문제는 그게 곧 후회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그래서, 나는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나는 혼자서 모든 걸 판단하는 데 익숙하다.
작은 일도, 사소한 계획도.
그런데 이제는 확실히 알겠다.
혼자는 잘못된 선택을 할 확률이 높다.

특히 몸과 마음이 약해져 있을 때,
사람은 자기 자신에게 가장 무책임해진다.
그때 필요한 건 조언이다.
거창한 해결책이 아니다.
그냥 한마디라도 나를 붙잡아 줄 말.
"지금은 쉬어야 할 때야."
"그건 다음에 해도 괜찮아."

이 말들이 나를 살린다.


앞으로는 혼잣말보다, 물어보는 말


나는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 생기면
혼잣말부터 하지 않기로 했다.
"괜찮겠지", "이번만은 다르겠지"라는 말 대신,
누군가에게 물어볼 거다.

“이거, 지금 해도 될까?”
“지금 이거, 무리일까?”

작은 의견 하나가, 내 일상의 리듬을 지켜줄 수 있다.
특히 가족—가장 가까운 사람들과의 대화는
내가 어리석은 순간을 줄여줄 수 있는 유일한 안전장치다.


어리석음은 죄가 아니다. 반복이 문제일 뿐이다


나는 오늘도 나를 배운다.
넘어진 김에, 제대로 본다.
이번 감기와 몸살이 가르쳐준 건 분명하다.
나는 혼자서는 꽤 쉽게 무너지는 사람이다.

그러니까 이제는,
그 무너짐을 줄이는 방법을 함께 찾으려고 한다.
가족이라는 작은 울타리 안에서,
더는 어리석은 판단으로 나를 다치게 하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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