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은 오랜만에 익숙한 리듬으로 시작됐다.
새벽 3시 30분,
눈이 번쩍 떠졌다.
예전의 루틴대로 조용히 준비해
오랜만에 산책을 나섰다.
늘 걷던 길.
늘 마주하던 나무들.
그런데 이상하게, 오늘은 조금 다르게 보였다.
"오늘이 6월 1일이지."
그 순간,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 이제 겨울이 끝났구나.’
지난 두 달,
나는 여름처럼 살고 있었다.
계획도 많았고, 기대도 컸다.
마음은 뜨거웠고, 속도도 빨랐다.
그런데 자연을 마주한 오늘에서야 알았다.
사실은 혹독한 겨울을 지나고 있었던 거다.
몸도 마음도, 그냥 버티고 있었을 뿐이었다.
숲길을 걸으며 떠오른 한 문장.
‘자연스럽게 살자.’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말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그 자연스러움을 잊고 있었다.
해야 할 일에, 기대에, 마음이 자꾸 앞섰다.
계절을 무시한 건 나였다.
겨울이었는데 자꾸 여름처럼 살고 싶었다.
특히 5월은 유난했다.
기뻤던 날도 있었고,
예기치 못한 상실이 찾아오는 날도 있었다.
희비가 섞인 한 달을 지나고 나니
오늘의 이 조용한 산책이
조금은 다르게 느껴진다.
겨울을 건넜고,
나는 지금 다시 처음으로 돌아온다.
이제는 다시
무리하지 않고,
억지로 만들지 않고,
자연스럽게,
순리대로 살아가고 싶다.
트리밍이 필요하다.
내 안의 과잉을 덜어내고,
작은 일상으로 나를 다시 세우는 시간.
오늘의 산책은 그런 다짐으로 마무리됐다.
조용했지만, 분명한 시작.
6월의 첫날이
내겐 다시 살아보자는
조용한 출발선이 되었다.
요즘 좀 버겁게 살고 있다고 느끼는 누군가에게
자연스럽게 살아도 괜찮다고,
겨울이 다 끝났다고,
살며시 말 걸어주는 한 장면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