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힘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
몇 년 전부터 나는 SNS와 거리를 두고 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먼저 앱을 지웠다.
그리고 지금은
스마트폰을 덜 보려고 안간힘을 쓰는 중이다.
처음엔 단순히 "시간이 아까워서"였지만
요즘은 좀 더 본질적인 이유가 생겼다.
며칠 전, 유발 하라리의 인터뷰를 듣게 됐다.
제목은 Can We Trust AI?
그 안에서 이런 말을 한다.
“스마트폰은 너무 스마트해서
결국 인간의 생각과 지능까지 디자인하고 있다.”
그 말이 낯설지 않았다.
스마트폰은 분명 ‘편리한 도구’였는데
어느 순간, 생각하는 방향을 바꾸는 장치가 되어 있었다.
그 순간, 나의 아버지가 떠올랐다.
아직도 폴더폰을 쓰신다.
기술과는 거리가 멀고,
메시지는 그냥 통화로 대신한다.
뉴스는 텔레비전, 사진은 앨범,
모든 게 아날로그지만, 그 안에 질서와 일관성이 있다.
반대로 어머니는 스마트폰을 쓰신다.
이따금 ‘유튜브가 이상해졌어’라며 나를 부르시고,
자주 보는 채널과 쇼핑 앱이 정해져 있다.
물론 그 안에서 기쁨도, 피로도 함께 오간다.
생각이 들었다.
지금의 부모님 세대에게
스마트폰은 정말 ‘스마트한’ 도구일까?
혹은,
우리가 거꾸로 스마트폰을 폴더폰처럼
좀 더 단순하게,
좀 더 사람답게
쓸 수는 없는 걸까?
가끔 나는 내 폰을 ‘덜 스마트하게’ 만든다.
앱 알림을 끄고,
자주 쓰지 않는 앱은 폴더 속으로 넣고,
SNS는 최소한으로, 심지어 로그인도 안 한다.
그래야 생각이 나에게 돌아온다.
나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지,
그 작은 감각들이 살아난다.
기술은 반드시 좋은 것일까?
많이 안다고 꼭 잘 쓰는 걸까?
그보다 중요한 건,
내가 어떤 태도로 이 기술과 함께 살아가느냐는 것이다.
스마트폰을 스마트하게 쓰는 법,
어쩌면 그것은 덜 스마트하게 쓰는 것인지도 모른다.
나는 아직 정답을 모르겠다.
다만 한 가지 확신은 있다.
우리의 생각은 지켜야 한다는 것.
도구보다 내가 먼저인 삶,
그게 기술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의
진짜 스마트함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