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반복되는 일, 그 안에 내가 있는가?

by 인또삐

요즘 아침마다 나 자신에게 묻는다.


지금 내가 하는 , 정말 좋아서 하는 일인가?”

최인아 작가의 책을 읽다가, 이 질문이 뇌리에 박혔다.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작가는 “몸을 열어야 한다”고 했다. 마음보다 먼저, 몸이 움직여야 한다는 말. 그리고 이어지는 문장에서 이렇게 썼다.
매일 하는 일이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인지 생각하며 살아라.”
그 구절 앞에서, 나는 멈춰 섰다.

나는 정말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는 걸까? 아니, 그전에 좋아한다 감각이 아직 안에 살아 있긴 한가?


어느 순간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다


2022년 2월, 마음이 이상하게 흔들렸다. 이유 없이 가슴 한쪽이 쿡쿡 쑤셨다. 뭔가를 해야 할 것 같았다. 아니, 뭔가를 남겨야 같았다.
그때 문득,
책을 써보자.”
그 생각이 스치듯 지나갔다. 잡으려 하지도 않았는데, 어느새 마음 한가운데 와 있었다.

사실 그 시절의 나는 무료함과 고립감 속에서 맴돌고 있었다.
하루하루 무언가를 하긴 했지만, 그게 나를 살아 있게 하지는 않았다.
연구실, 강의, 프로젝트, 반복되는 일정들. 외적으로는 바빴지만 내면은 조용히 침잠해 있었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글 쓸 시간은 생겼다.
바쁜 일과 틈틈이, 마치 숨구멍처럼 글쓰기가 들어왔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내가 먼저 하고 싶어진 일이었다.

지인을 찾아 조언을 구했고, 틈틈이 써내려갔다. 내 전공이자 직업인 영상편집 이론과 실전 경험을 녹여 책으로 엮었다. 그리고 2023년 10월, 마침내 한 권의 책이 세상에 나왔다. 그 순간 이후, 나의 궤도는 분명히 달라졌다.

글을 쓰면서, 나는 매일 나 자신을 관찰하게 되었다.
생각하는 습관이 생겼고, 글쓰기는 아니라내가 살아 있음을 느끼는 방식 되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 가족 모두가 글을 쓰고 있었다. 마치 감염처럼. 좋은 감염.


글을 쓸 생각에 조급해지는 아침


요즘 아침 출근길, 차 안에서 머릿속이 바쁘다.
연구실에 도착하면 이 생각을 꼭 글로 옮겨야지—이런 날이 많아졌다.
글감이 넘치고, 어쩌면 조금은 조급하다.
기록하고 싶어서, 남기고 싶어서.

그 조급함이 싫지 않다.
오히려 그것이 내가좋아하는 하고 있다는 증거처럼 느껴진다.
억지로 하지 않아도 자꾸 생각나고, 하고 나면 기분이 좋아지는 일.
그게 좋아하는 일이 아니면 무엇일까.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 필요한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선, 먼저 ‘해보기’가 필요하다.
그리고 한 발 더 나아가면, ‘계속하기’가 필요하다.
사이토 다카시가 말하듯, “하고 싶은 일을 찾으려 하지 말고, 하고 있는 일 안에서 의미를 찾으라”고 했다.
내 경우는, 글쓰기가 그랬다.
글쓰기는 나를 변화시켰고, 나와 가까운 사람들까지 바꿨다.


나는 아직 묻고 있다


매일 내가 하는 일을 좋아하는가?
그 질문에 자신 있게 ‘그렇다’고 말할 수 있는 날도 있고, 그렇지 않은 날도 있다.
하지만 확실한 건 하나다.
질문을 놓치지 않을 , 삶은 조금 가까워진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가르친다는 건 박수 소리에서 멀어지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