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잘 산다는 착각

by 인또삐

아침, 한 실버산업 창업자의 책을 읽었다.

그는 말한다. “어린 시절의 경험이 중년의 방향을 결정한다.”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 말은, 내가 지나온 길을 되짚게 만들었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들었다.
“그렇게 살면 나중에 사회의 밑바닥으로 떨어져.”
부모의 말은 경고였고, 동시에 협박이었다.
좋은 환경, 좋은 조건, 좋은 학교.
모든 것이 ‘되지 말아야 할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한 보험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그 창업자는 달랐다.
세계여행을 하며, 거리의 홈리스에게 음식을 얻어먹었다고 한다.
눈물이 났다고 했다.
그 순간, 그는 깨달았다.
“나는 혼자 살아갈 수 없는 존재다.”
그 깨달음은, 책의 가장 조용한 문장에서 가장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나를 돌아봤다.
나는 지금 어떤 환경의 연장선에 서 있는가.
지금의 나, 지금의 생각, 지금의 말투까지.
모두 내가 지나온 환경의 부산물이다.
내가 아직 갖지 못한 무언가는,
내가 그 환경에 노출되지 않았거나,
그것을 향한 의도적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환경은 사람을 규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방향을 제시한다.
그 방향은 무의식 중에 습관이 되고,
습관은 결국 삶의 궤도가 된다.

그리고 오늘, 문득 이렇게 정리해본다.
내가 바라는 ‘아름다운 삶’은,
“나도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
‘혼자 잘 먹고 잘살자’는 문장은 이제 그만 책갈피에 접어 두기로 한다.
우리는 연결된 존재다.
혼자 올라선 높이는 언제나 불안하고,
함께 나아간 평지는 오래 지속된다.

결국, 삶은 편집의 예술이다.
내가 선택한 문장, 경험, 사람들로 구성된 거대한 초안.
그 초안을 어떻게 정리하느냐가 인생이라는 책의 품격을 결정한다.

오늘 나는, 그 초안에 한 줄 더 적는다.
“고독하게 성공하는 대신, 함께 의미 있게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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