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제 세상을 ‘본다’기보다 ‘훑어본다’.
지식은 요약되고 감정은 이모지로 환원되며, 성취는 업로드 속도에 비례하는 듯하다. 언제든 접속 가능하고, 언제든 흥미로운 이 디지털의 세계는 분명 매혹적이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우리는 점점 더 공허해진다. 클릭은 많은데, 기억은 남지 않는다. 대화는 쉬워졌지만, 관계는 얕아진다.
“성취와 재미는 디지털이 아니다.”
이 짧지만 강렬한 문장은 최인아 작가가 『내가 가진 것을 세상이 원하게 하라』에서 미래의 꿈나무들에게 건네는 깊은 통찰을 담고 있다. 무언가가 되기 위해, 단순한 흥미를 넘어선 진짜 성취와 즐거움을 얻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그 답은 분명하다. 직접 손으로 만지고, 몸으로 부딪히고, 마음 깊이 되새기는 경험 속에서만 비로소 진짜 의미가 태어난다. 이 문장은 스크린 너머의 세계로, 삶의 진짜 질감을 느낄 수 있는 자리로 우리를 부드럽지만 단호하게 이끈다.
진짜 재미는 감각의 총동원이며, 성취는 반복과 마찰, 그리고 기다림의 산물이다. 화면 속 자극은 순간의 흥미는 줄 수 있어도, 나를 단단하게 만드는 경험은 아니다. 오히려 진정한 만족은 텍스트 한 줄을 곱씹고, 얼굴을 마주한 대화 속에서 흔들리고, 무언가를 스스로 만들어내는 과정 속에 있다.
온라인은 속도와 편의의 세계다.
그러나 삶의 의미는 느림과 불편에서 시작된다. 우리는 다시 질문해야 한다.
‘편리함을 추구하다 잃어버린 것은 무엇인가?’
그리고 ‘나를 더 크게 성장시킨 것은 과연 어느 쪽이었는가?’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면서도, 인간적인 방식으로 성취하고 즐길 수는 없을까? 우리는 여전히 선택할 수 있다. 휘발되는 흥미가 아닌, 오래 남는 기쁨을. 손가락이 아닌 손끝으로 느끼는 현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