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너머 구멍가게 같은 섬
6월 말, 무심코 인터넷 검색을 하다 웅도라는 이름을 처음 보았다. 서산 어딘가에 조용히 숨 쉬고 있다는 그 섬. 몇 번이나 계획을 세웠지만 번번이 어긋났다. 그러다 마침내 오늘, 긴 기다림 끝에 그 섬을 다녀왔다.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마치 오래된 친구를 찾아가는 마음으로.
출발할 때부터 기대감은 컸다. 첫 만남의 설렘, 그리고 어떤 낯선 풍경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 그렇게 태양이 가장 높이 떠오른 오전 11시, 나는 웅도에 도착했다. 오늘, 기온은 무려 37도. 여름이란 계절이 본색을 드러낸 날이었다.
무더위에 이끌리듯 찾은 첫 목적지는 섬의 작은 식당. 허름한 외관에 비해 내부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기다림 끝에 추천받은 백반 한 상. 밑반찬부터 해물찌개까지, 그야말로 섬마을의 진짜 맛. 화려하진 않지만, 정직하고 깊은 맛. 이 한 끼가 나를 단번에 웅도의 팬으로 만들었다.
배를 든든히 채우고 차를 타고 몇 분, 체험마을로 향했다. 창밖으로 펼쳐진 서해의 갯벌은 그 자체로 장관이었다. 바다와 하늘, 그리고 끝없이 이어지는 뻘. 숨이 트이는 풍경 앞에서 시간은 잠시 멈춘 듯했다.
마지막 코스는 머드 카페. 하얗고 깔끔한 외관, 갯벌을 정면으로 마주한 그곳은 여름날의 피서처로 완벽했다. 창밖 풍경을 바라보며 커피 한 잔, 그리고 책 한 권. 함께 간 아내와의 수다는 어느새 치유가 되었고, 웅도는 그렇게 나의 작은 안식처가 되었다.
웅도는 요란하지 않다. 다가가면 부끄러운 듯 고개를 돌리는 수줍은 아이 같다. 하지만 조용히 안으로 들어가면, 그 속엔 사람 냄새 나는 밥상과 바다 내음, 그리고 자연의 경이로움이 가득하다.
뜨거운 여름날, 나는 그 섬에서 시원한 마음 하나를 얻었다. 가끔 마음이 조금 지칠 때, 웅도를 찾으라고. 그곳엔 아무 말 없이도 당신을 품어줄 고요함이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