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_9999
우리는 언제 가장 인정받고 싶을까.
가족과 나란히 앉은 식탁 위에서,
친구들과의 대화 중에,
직장 회의의 정적을 깨고 무언가를 말했을 때—
결국 내가 갈망하는 것은 ‘나에 대한 관심’과 ‘한 마디의 칭찬’이다.
“그 생각 참 좋다.”
“와, 그 질문 날카롭다.”
“당신이 말하니까 분위기가 확 살았어.”
이 짧은 말들이 마음을 환하게 만든다.
그래서 나는 대화를 이끌고 싶고,
묻고 싶은 질문을 받길 바라고,
내 의견이 공감을 얻는 순간을 기다린다.
칭찬은 누구에게나 기다려지는 작은 축제다.
그런데 이상하다.
왜 우리는 서로를 칭찬하는 데 이토록 인색할까.
혹시, 나만 인정받고 싶어서?
아니면, 스스로를 칭찬하는 법을 잊고 살아서?
그래서 오늘, 나는 나에게 먼저 말해주기로 했다.
“참 잘 살고 있어.”라고.
최근 읽은 "하루 한 장, 작지만 큰 변화의 힘" 이라는 책은
하루를 단단히 계획하며 살아갈 것을 제안한다.
그 첫 번째 날의 과제가 바로 “나를 칭찬하라”였다.
그래서 책의 가이드를 따라, 오늘 나는 나를 찬찬히 들여다본다.
나는 가족 모임을 잘 기획하고,
탁구와 테니스도 곧잘 친다.
좋은 커피를 내리고, 숨은 여행지와 맛집을 귀신같이 찾아낸다.
남의 말을 끝까지 들으려 애쓰고, 내 말은 짧고 분명하게 한다.
글쓰기를 매일 이어가고, 책도 놓치지 않는다.
무엇보다, 가족과 깊은 대화를 나누기 위해 늘 마음을 낸다.
이 모든 장점을 조용히 한데 모아보면,
나는 낭만과 진지함 사이에서 균형을 잡고,
지혜를 사랑하며, 타인과 함께 살아가기를 바라는
‘사려 깊은 사람’에 가까워진다.
그리고 오늘—
내가 내게 해주고 싶은 단 하나의 칭찬은 이렇다.
“아침에 아내를 위해 핸드드립 커피를 내린 너, 정말 멋졌다.”
작은 진심이 담긴 그 한 잔이
우리의 하루를 따뜻하게 열었고,
그 따뜻함이 오늘의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
누구보다 나를 잘 아는 사람으로서,
나는 오늘의 나에게
조용히, 그러나 깊이 고개를 끄덕여준다.
그래, 참 괜찮은 사람이다. 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