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_9988
뇌과학 관련 유튜브를 보다가 흥미로운 문장을 만났다.
“대부분의 사람은 평생 절친을 한 명, 많아야 두 명 갖는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정말 그렇다.
내게도 딱 한 명,
중학교 때 만난 친구가 지금까지 유일하게 남아 있다.
나는 초등학교 5학년 때,
같은 도시에서도 제법 먼 지역으로 전학을 갔다.
그땐 새로운 학교와 친구가 신기하고 설렜지만,
어른이 되고 돌아보니
그 시기의 이동이 내 인간관계의 뿌리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음을 깨닫는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며 또 한 번 고향을 떠났고,
그 이후의 삶은 이동의 연속이었다.
자연스레 어린 시절의 친구들과는 멀어졌고,
어느새 과거는 기억으로만 남게 되었다.
어느 인문학자는 노년의 행복 조건 세 가지 중 하나로
‘친구’를 꼽았다.
그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한편으로는 불안했다.
나는 친구가 너무 적은 건 아닐까?
하지만 오늘 마주한 이 뇌과학적 통찰은
내 마음에 조용한 위로를 건넸다.
우리가 절친을 한두명 밖에 갖지 못하는 건
의지가 아니라 두뇌의 한계이자 인간관계의 구조라는 사실.
그렇다면 절친 다음으로 중요한 관계는 누구일까?
아마도 오래된 직장 동료, 대학 친구일 것이다.
연구에 따르면,
이들과 3~5년간 연락이 끊기면
관계도 자연스레 소멸된다고 한다.
이 말은 반대로도 적용된다.
3년 안에 한 번이라도 안부를 묻는다면,
그 인연은 다시 살아날 수 있다.
노후에도 다양한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면
지금, 조용히 전화 한 통, 메시지 하나를 건네는 것이
가장 따뜻한 미래 투자일 수 있다.
방금, 내 삶의 유일한 절친에게
짧은 안부 전화를 했다.
오래 나눈 것도 아닌데,
이상하리만치 마음이 편안해졌다.
그 한 통의 전화가
오늘 하루의 온도를 한결 따뜻하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