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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직업’으로 착각하면 안돼!

에피소드_9989

by 인또삐

꿈은 되고 싶은 무언가가 아니다


우리가 자라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 중 하나는 이렇다.
“너의 꿈은 뭐니?”
“앞으로 어떤 직업을 갖고 싶어?”
“어떤 사람이 되고 싶어?”

나 역시 교육자로서 학생을 상담할 때
그들의 진로를 묻는 일을 당연하게 여겨왔다.
“어느 분야로 갈 생각이야?”
“이 전공을 살릴 거니?”
그리고 진로가 불분명한 학생에게는
“빨리 찾는 게 좋지 않을까?”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조급함과 방향성 사이에서 늘 같은 질문을 반복해왔다.


그런데 오늘, 친구가 추천해준 책
“이토록 공부가 재미있어지는 순간”을 읽으며
오랜 시간 굳게 믿어왔던 꿈에 대한 전제가
조용히 무너지는 경험을 했다.

저자는 단호히 말한다.
“꿈은 되고 싶은 직업이 아니다.”

그러면서 꿈을 이렇게 정의한다.
“내가 살고 싶은 삶의 모습이다.”

그 문장을 읽는 순간,
마치 무언가에 머리를 부딪친 것처럼 정신이 번쩍 들었다.
꿈은 자격증이나 직업의 이름이 아니라,
삶의 결, 살아가는 방식,
나와 함께할 사람들,
내가 머무르고 싶은 공간,
그리고 삶을 이끄는 목적이라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언제부턴가
‘꿈’을 지나치게 좁고 단단한 틀 안에 가두어왔다.
어떤 시험, 어떤 직함, 어떤 연봉으로 구체화되지 않으면
그것은 ‘없다’고 간주했다.

꿈은 _어떤 자리에 오르느냐가 아니라
어떤 감각과 태도로 삶을 살아가느냐_의 문제일 수 있다.

이 관점에서 다시 묻는다면,
꿈이 없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누구나 한 번쯤,
“나는 이렇게 살고 싶다”고 말하거나
막연하게나마 떠올려본 적이 있다.
그 생각, 그 상상, 그 감정은
이미 하나의 ‘꿈’이다.


꿈은 완성된 계획서가 아니다.


삶을 대하는 태도이고,
미래를 향한 감각이며,
지금 여기에 있는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다.

이 책을 덮고 나서 나는 확신하게 되었다.
앞으로 “나는 꿈이 없어”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 말 대신, 우리는 이렇게 말하게 될 것이다.

“아직, 내 삶의 모습을 그려보는 중이에요.”

그 말이 우리 모두에게 충분한 시작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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