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하에서 뮌헨까지 험난한 여정
뮌헨에 도착했을 때는 날이 상당히 많이 포근해졌다. 베를린에서는 첫 째가 기침이 심했었고, 프라하에서는 둘째가 기침이 심해졌는데, 뮌헨에서는 둘 다 기침을 합창으로 하게 되었다. 프라하에서 뮌헨까지는 참으로 우여곡절이 많았고, 많은 분들의 도움 덕에 무사히 뮌헨 숙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첫 번째 황당한 사건은 프라하 숙소에서 우버를 타고 프라하 중앙역에 도착해서 짐이 많아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상에서 지하로 내려갔다. 그런데 지하에서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지 않는 것이었다! 여러 번 버튼을 눌러도 문은 꿈적하지 않고, 위로 올라가지도 않았다. 기차 시간은 여유롭지 않은데, 문이 열리지 않아서 비상벨을 눌러도 사람이 오지 않았다. 문을 억지로 열려고 했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고, 비상 전화는 우리한테는 소용이 없었다. 다행히 엘리베이터가 투명해서 옆으로 앞으로 사람들이 다니고 있었고, 우리는 문을 두드리며 벨을 누르며 지나가는 사람에게 도움을 청했다. 많은 사람들이 소리를 듣지 못하고 지나쳤는데 한 남자분이 우리를 발견했다. 우리 가족은 엘리베이터 안에 있는 비상 전화를 카메라로 찍어서 밖에 있는 분께 보여드렸고, 그분은 전화를 걸어서 통화를 하셨다. 그러고도 몇 분 동안 사람은 오지 않았고, 고맙게도 그분은 계속 밖에서 우리를 도와주시려고 했다. 안에 있는 버튼을 계속 누르고, 문을 열려고 해도 꿈쩍 하지 않던 문이, 어느 한순간 문이 열렸다! 우리는 어서 짐을 가지고 내리고 밖에 있는 분께 연신 고맙다고 말씀드리고 뒤를 돌아보니, 여전히 엘리베이터는 반만 문이 열린 채 고장 나 있었다. 외국에서 엘리베이터에서 갇힌 경우는 처음이었지만, 정말 신이 도와주셔서 문이 순간 열려서 우리는 나올 수 있었다. 승강장도 어디 있는지 몰라서 겨우 헤매서 기차가 출발하기 전 몇 분 전에 겨우 타고, 프라하를 떠나올 수 있었다.
프라하에서 뮌헨까지는 기차를 2번 환승해야 했다. 첫 번째 기차의 연착 때문에 두 번째 기차를 놓칠 뻔했다. 무려 20분이나 연착되었고, 우리가 환승할 시간은 16분이었기에 이미 놓쳤다고 생각했고, 안내 방송도 다른 대안을 알려줬다. 우리가 환승 역에 도착했을 때 다행히도 옆에 승강장에서 아직 기차가 출발하지 않았고, 승객들이 우루르 내려서 타고 있는 동안에, 우리도 짐을 내려서 서둘러 겨우 탈 수 있었다. 겨우 탔지만, 자리가 없어서 2등석 승객틈에서 짐과 끼여서 서 있는데, 어떤 분이 오셔서 우리 보고 1등석 손님이냐고 묻길래, 그렇다고 하니, 저기에 당신네들 자리가 있다고 말씀해 주셨다. 한 칸에 약간 파티션이 나눠서 1등석 자리가 있었다. 감사하게도 그 분덕에 우리는 1등석 자리에 짐과 몸을 싣고 1시간가량 편하게 갈 수 있었다.
드디어 뮌헨 중앙역에 도착했고, 우리는 우버를 불렀다. 그런데 와이프가 화들짝 놀라길래 물어보니, 어떤 여자가 독일어로 무슨 말을 하면서 우리 가방을 건네줬다고 했다. 그 가방에는 여권과 지갑과 중요한 모든 것이 있었는데, 우버를 부르는 동안 잠시 역 바닥에 두고 역사 밖으로 나갔던 것 같았다. 정말 고맙게도 그 여자분께서 가방을 직접 들고 우리에게 와서 건네준 거였다. 유럽 여행 이야기를 들으면 소매치기도 많고, 나쁜 경험들을 많이 한 이야기를 들었는데, 이번에 우리 가족에게는 너무나도 고마운 분들 덕분에 무사히 뮌헨까지 올 수 있었다.
아직 사우디로 복귀하기에 여행 일정이 일주일 남아있어서 이번 뮌헨은 무리하지 않기로 했다. 오전 9시 반쯤 프라하를 떠났지만, 오후 4시 반이 넘어서 뮌헨에 도착했다. 짐을 풀고 우리는 먼저 밀린 빨래를 하러 호텔 근처 코인 세탁소에서 빨래를 돌리고, 근처에서 맥주 한잔을 했다. 그리고 숙소로 돌아온 후 아이들을 데리고 뮌헨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마리아 광장으로 갔다.
뮌헨(Munich)이라는 도시가 역사에 등장한 것은 1158년의 일이다. 뮌헨은 수도승의 도시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기에, 뮌헨의 도시 깃발에도 수도승의 그림이 그려져 있다. 마리아 광장에 도착했을 때는 저녁 7시가 넘었지만, 봄에서 여름으로 가는 길목이라 아직 해가 지지 않았다. 여행 기간 동안 뭔가 제대로 된 저녁을 먹은 기억이 없어서 이번에 와이프가 알아둔 괜찮은 식당으로 갔다. Augustiner Klosterwirt 식당은 평이 4.5이면서 리뷰가 1만 건이 넘길래 믿고 갔다. 베를린과 다르게 뮌헨은 독일어로 인사를 하고, 손님을 받았다. 우리는 몇 개 배운 독일어와 영어를 섞어서 주문을 했는데, 음식이 정말 맛있었다. 예전 오스트리아에서 먹던 슈니첼과는 다르게, 고기가 매우 부드럽고 육즙이 풍성했다. 이 식당도 역사가 꽤 오래돼 보였다.
원래 나의 여행 스타일은 꼼꼼하게 계획을 짜고, 시간 단위로 움직이는 편인데, 이번 여행은 이전에도 언급했지만, 최종 휴가 승인이 늦게 떨어졌고, 여행오기 전까지 일이 많았기에, 계획을 거의 하지 못하고 온 편이다. 그래서 다음날은 뭘 할까 하다가, 와이프도 컨디션이 매우 좋은 편은 아니었고, 아이들은 합창으로 기침을 하고 있어서, 많이 걷지 않은 계획으로 Hop-on Hop-off 투어 버스를 예약했다. 다음날 오전 10시에 티켓을 받고, 뮌헨에서의 3가지 경로를 모두 탑승했다. 중간에 올림피아 공원에 내려서 공원을 산책하려고 했는데, 건너편에 BMW 건물이 보여서 뮤지엄 옆에 있는 무료 구경하는 장소에 가서 구경했다. 베를린에서도 비슷한 경우가 있었다. 이렇게 계획 없이 여행하는 건 기존 내 스타일은 아니었지만, 독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있었기에 그렇게 무리하게 관광지를 찍고 다니는 힘든 일정은 하지 않았다.
Hop-on Hop-off 버스로 둘러본 뮌헨은 정말 동화 같은 도시였다. 높은 건물이 거의 없었으며, 길들은 가로수와 기찻길에도 심어놓은 푸른 풀들로 도시 전체가 푸르렀다. 건물들도 예뻤으며, 도심 중간에 뮌헨 공대와 뮌헨 루트비히 막시밀리언 대학교가 자리 잡고 있었다. 베를린에 비해 건물 벽에 낙서도 상대적으로 거의 없는 편이었기에 도시의 주거 공간도 깨끗해 보였다. 뮌헨에 오기 전에 여러 글에서 뮌헨은 부유한 도시이고, 치안도 좋다는 것이, 잠시 와서 둘러보니 실감이 되었다. 베를린에 비해 역사의 굴곡이 심하지 않고, 국제화가 되어 있지 않기에, 더욱 전통을 유지하고 있는 도시로 남아있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제 우리 가족은 마지막 여행지인 프랑크푸르트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