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곡의 시기를 보내고 최단기 승진
매일 학교 오피스에 출근하면 하루 일과를 기록한다. 아직 브런치에 쓰고 있는 이야기는 과거 이야기지만 얼른 써서 현재까지 따라오도록 부지런해야겠다. 요즘 일이 너무 많았기도 하고 잠시 무기력증이 오기도 했지만.
2020년 10월에 사우디에 오고, 2021년 1월에 무사히 3개월의 Provision 기간이 지나고(다행히 3개월 만에 잘리지 않았고), 그리고 2021년 3월에 우리 센터가 공식적으로 설립이 되었으며, 2021년 9월 다음 학기 개강을 위해 원격에 있는 센터장과 호주에서 합류한 부센터장과 수많은 미팅을 진행하면서 석사과정을 개발했다. 다행히 성공적으로 석사 과정을 개발하고 상반기에 석사 과정도 학교에서 공식 승인을 받았다.
그리고 5월부터 석사과정과 Higher Diploma 과정 학생들 면접을 봤다. 학생 선발까지 잘 끝나고 45일간의 유급 휴가를 여름 방학 때 한국 가기 위해 썼다. 처음에는 45일에 주말이 포함된 건지 안된 건지도 몰랐는데, 연달아 쓰게 되면 주말이 포함되어 버렸다. 이런 것도 내가 센터에서 처음이라 누구 한 명 시원하게 답해주는 사람도 없었고 인사팀에게 확인 후 알게 되었고 주말 포함이라 아쉬웠지만 그래도 한 달 반 정도 급여받으면서 왕복 가족 항공 티켓 비용도 받고 휴가를 다녀올 수 있느니 감사하다고 생각해야지.
방학 때 한국 가서 2주간 격리하고 부모님 추모원에 가서 인사드리고, 가족들과 지인들을 만났다. 아직 코로나 때문에 만나는 사람도 제한되어 있었다. 조심히 한국에서 방학 휴가를 보내고 8월 중순에 다시 사우디로 왔다.
8월에 오자 말자, 석사 과정 코스 콘텐츠 개발 및 외부 트레이닝 일정 등 상당히 바쁜 시간을 보냈다. 드디어 9월에 새 학기가 시작되었는데 아직 LMS 시스템도 이제 막 개발이 끝나서 수정 사항이 많았다.
그 와중에 센터에는 방문자들이 많았다. 사우디에 계신 한국 대사님을 포함하여, 국제기구 고위직 분들이 많이 방문하셔서 매번 내가 담당하는 네트워크 포렌식 랩을 설명드렸다. 그때마다 우리 학교 총장님께서도 늘 참석하셨다. 영어가 늘 신경 쓰였으나 전문 분야다 보니 다행히도 그 분야에 대한 영어 설명은 이제 많이 힘들지 않았다.
10월 중순에 센터장과 두바이에 출장 갈 일이 생겼다. 출장 준비도 워낙 급하게 하게 되었는데, 출장 중에 센터장이 나보고 정말 지금까지 기대 이상으로 잘해주고 있다고, 출장 끝나고 돌아가면 네트워크 포렌식 Head로 승진하도록 총장님께 요청할 거라고 하셨다. 그러면서 나보고 같이 일할 사람들 2-3명 이상 뽑으라고 했다. 대학교에 합류한 지 약 1년 만에, 부서장으로 승진이라니.
사우디로 복귀하고 나서 11월 초에 졸업식이 있었다. 그리고 졸업식 때 유엔 마약범죄 사무소 사무총장님과 한국에서도 경찰대학장님, 사우디 한국 대사님과 사우디 내무부 장관님이 오셨다. 그리고 한국경찰대학장님께 우리 센터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같이 오신 8분 정도를 모셨는데 센터장이 한국어로 설명해도 된다고 하셔서 뭔가 모르게 감격적이 시간이었다. 우리 학교 총장님과 우리 센터 직원 7명과 한국경찰학장님 과 오신 분들 8분들 앞에서 한국어로 설명을 드렸다.
그리고 그다음 주에 학교에서 공식적으로 부서장 승인 문서를 받고 사우디에 온 지 1년 1개월 만에 부서장으로 승진하게 되었다. 참 감사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