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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 Kim Jun 05. 2022

2021년 4월 사우디 교수 생활

글을 브런치에 쓰지 못한 지 한 달이 되었다. 이번 한 달은 정말 많이 바빴다. 일적으로도 새로운 교육 프로그램 기획한 것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기도 했고, 기말고사 기간도 있었고, 집필하던 개정 4판 책 작업도 있었고, 무엇보다 가족들과 시간을 많이 보내다 보니, 차분히 글을 쓸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그래도 무려 독자가 42명이나 된다는 놀라운/흥미로운/재미있는/ 사실에 다시 글을 쓰게 된다. 이제 가능하면 주말마다 최소 한 편씩은 글을 써야겠다. 


2021년 4월 첫째 날. 

오늘도 대박 피곤한 하루다. 

일단 Higher Diploma 지원자가 73명. 지원자 보기 위한 웹 사이트 접속이 테크니컬 문제로 인해 계속 접근이 되지 않아서 코디네이터가 10번 정도 왔다 갔다 하면서 해결해줬다. 겨우 시스템에 접속해서 학생들 리스트를 볼 수 있었다. 이것 때문에 IT 부서에 담당자들 여러 명 만났다. 

그리고 다음 주부터 진행하는 3일짜리 강의. 아랍어로 도와줄 교수를 지난번에 센터장이 연락 와서 A 교수랑 B 교수 중 한 명만 해라고 해서 그럼 B 교수로 하겠다고 했는데. 오늘 또 연락 와서 갑자기 C 교수와 B 교수 중 누가 더 편하냐고 나보고 이야기를 해보라고 하길래. C 교수는 백그라운드나 이런 걸 잘 몰라서 한번 만나서 물어봐야 할 것 같다고 이야기했는데. 그럼 물어보고 연락 달라고 하네. 다음 주 일요일부터 강의인데 갑자기 또 지원하는 교수가 바뀌니. 그래서 C 교수 만나러 방에 갔는데 자리에 없고 옆에 M 교수가 반갑게 맞아 주는데. 이런 일이 흔하다고. 센터장이 자기한테도 ITU 교육 때 밤 11시에 왓츠앱 문자로 ITU 교육이 테크니컬 문제로 인해 연기되었다고. 엄청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았었는데 화가 났다고 한다. 그리고 다음 주에 C 교수는 자기와 함께 1주일 더 강의가 있어서 힘들 수 있다고 이야기해서 그럼 알겠다고 그렇게 이야기하겠다고 했다. 오는 길에 B 교수 만나서 다음 주에 그럼 3일 동안 함께 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센터장이 연락 와서 C 교수가 해주기로 했다고. 3일 동안 full로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내가 그럼 아까 전에 나보고 B 교수와 C 교수 중 왜 선택하라고 물어봤냐고. 그냥 이렇게 정해지면 그냥 나한테 알려주면 될 텐데.라고 했더니 매니지먼트 레벨에서 결정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에혀. 여하튼 뭐. 그리고 정말 중요한 강의니까 신경 쓰라고 하고. 학교에서도 주 강의하는 교수에게 제일 신경 쓴다고 한다. 피곤하다. 

그리고 랩에서 다음 주에 강의할 준비를 위해 20대 컴퓨터 칼리 리눅스 준비했다.

랩에서 세팅을 하다가 배고파서 3시 50분쯤 카페테리아 샤월마 샌드위치 하나 사 먹으러 갔다. 다행히 4시까지도 해서 배고프지 않게 먹고, 다시 랩에 와서 준비하고, 오늘 이벤트를 까먹지 않기 위해 기록을 했다. 오늘 저녁 5시부터는 EC-Council 강의가 있다. 그리고 밤 9시부터 학생들과 졸업 프로젝트 미팅. 


4월 초에 걱정했던 강의가 잘 끝났다. C 교수가 아랍어로 보충 설명도 충분하게 잘해줘서 학생들이 만족해했다. 나도 영어로 강의하다가 좀 더 디테일한 설명은 C 교수가 도와주니까 편했다. 1주일 동안 강의하는 도중에 Higher Diploma 인터뷰도 진행하고, UN마약범죄사무소의 Cybercrime 공식 총회 행사에 학교를 대표해서 2일간 온라인으로 참석했다. 이것도 학교 대표로 참석한다고 총장님 공식 추천 문서까지 받았다. 전 세계 각국의 대표들이 모여서 문서를 열어놓고 조항 하나씩 검토하고 의견을 주는 형태였는데, 옵져버로 참석했지만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그리고 4월에는 그 유명한 라마단이 시작되었다. 사우디에 와서 처음 경험하는 라마단이다. 라마단 기간 동안 학교 수업도 단축되었고, 낮 동안은 모든 음식점이 닫아서 적지 않게 불편한 경험을 했다. 하지만 학교와 집이 차로 10-15분 거리라서 주로 점심때 집에 와서 먹고 다시 학교로 갔다. 4월 20일은 사우디에 온 지 정확히 200일이 되는 날이다. 참 잘 적응한다고 가족 모두 고생 많았다. 새로운 환경에서 재미있는 경험도 많았고, 적응하느라 고군분투 한 날들도 참 많았다. 대사님이 카톡으로 소식을 전해주셔서 나도 얼마 전 학생으로부터 받은 감사 메시지를 보내드렸더니 자랑스럽다고 말씀해주셔서 참 감사했다. 


4월 말에는 한국에 여름 방학 동안 휴가를 가기 위한 휴가 신청서를 제출했고, 우리 센터의 5개년 비전과 세부 활동을 정리해서 총장님께 보고하는 미팅을 가졌다. 이렇게 한 달이 바쁘게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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