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 여행1]백제 금동대향로관: 단 한 점을 위한 전시관
마지막 날 아침에도 눈이 내렸다. 눈을 보러 일부러 내려온 느낌까지 들었다. 많이 내리지 않아서 나쁘지만은 않았다. 백제의 마지막 수도였던 부여는 꼭 가보고 싶은 곳이었다. 추운 날씨가 이어져 오전엔 국립부여박물관을 먼저 찾았다.
백제 금동대향로를 보러 온 사람들로 주차장이 가득 차 있었다. 단 한 점을 위한 백제 대향로관이 12월 23일 개관하여 얼마 안 된 탓인 듯했다. 백제 금동대향로는 교과서에서 사진으로만 봤었는데 단 한 점을 위한 전시관이라니 더 기대되었고, 개관 시기에 방문할 수 있어 감사했다. 가는 길부터 남달랐다. 향로의 모양을 본떠 위로 올라가는 용처럼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3층으로 올라갔다.
금동대향로를 보기 전에 체험관에서 금동대향로의 발굴, 만들어진 과정에 대한 영상을 봤다. 금동대향로는 1993년 12월 부여 능산리 절터에서 진흙층에 묻혀 발견되어 훼손되지 않고 잘 보존될 수 있었다. 일제 강점기에 해외에 반출된 문화재들을 떠올려 보면, 이 발굴이 기적처럼 느껴졌다. 그밖에 체험관에는 향을 맡을 수 있는 향 기둥도 있었고, 금동대향로에 조각되어 있는 다섯 악사가 연주하는 악기들의 소리도 들을 수 있었다. 오후 일정도 촉박했고, 사람들이 줄 서 있어 소리를 듣는 건 건너뛰었다.
백제 금동대향로를 보러 갈 준비를 마치고 전시실에 들어섰다. 어두운 넓은 방 안에 금동대향로를 향하여 은은한 조명이 비추고 있어 저절로 시선이 옮겨졌다. 중국이나 주변 국가의 향로가 보통 20cm인 것과 비교했을 때 백제 금동대향로는 높이가 약 60cm, 무게는 약 12kg으로 이름처럼 규모가 있는 향로였다. 연꽃 모양과 산봉우리의 모양의 조화, 승천하는 용과 날개를 활짝 펴고 서 있는 봉황의 구도가 훌륭했다. 백제 금속공예의 최고 걸작품답게 금동대향로를 한동안 홀린 듯 쳐다보게 되었다.
백제 금동대향로관에서 내려오니 1시쯤이었는데 1층에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얼마 뒤 불이 꺼지고 미디어파사드, 금동대향로의 디지털 실감 영상이 부여 석조를 중심으로 펼쳐졌다. 약 10분의 영상은 백제 금동대향로를 봤던 감동을 되살아나게 했다. 하루에 4회만 상영한다는데 일부러 시간을 맞춘 듯 볼 수 있어서 또 한 번 감사했다. 기념품을 잘 사지 않는 편인데 금동대향로 배지를 사서 가방에 달고 선물용으로도 몇 개 샀다. 집에 돌아와서도 홀린 듯 백제 금동대향로 사진을 한참 들여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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