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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기련 무소주부 May 23. 2023

와이프와 같이, 또는 내가 와이프를 위해 요리를 해보자

와이프에 대한 처세술(11화)

* 가끔 와이프와 같이, 또는 내가 와이프를 위해 요리를 해 보자


매일 아침, 저녁 식사와 회사에서 내가 점심식사로 먹을 도시락 준비까지 나의 와이프는 우리 집 내명부의 일을 도맡아서 담당하고 있는데 주말에는 가끔씩 내가 직접 요리를 해 줄 때가 있다.


내가 처음 와이프를 위해 해 줬던 음식은 대략 19년 전, 함께 맞는 와이프의 첫 생일 아침에 직접 끓여 준 미역국이었다.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니 백합조개를 넣어서 끓이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다고 해서 그렇게 했더니 와이프도 참 맛있게 먹어 줬고 감동적이었다고 했다.


이후에 나는 라면 끓이는 것만큼은 자신이 있었고 와이프도 내가 끓여 주는 라면이 제일 맛있다고 하여 우리 집 라면 담당은 내가 되었다.

사실 내가 라면을 잘 끓인다기 보다 '원래 남이 해 주는 밥과 라면이 제일 맛있다!'라는 이야기가 있다.

그리고 가끔은 내가 집에 남은 음식들을 죄다 프라이팬에 털어 넣고 볶음밥을 해서 데코레이션 겸 김으로 하트를 만들어 내어 주면 와이프도 좋아했고 맛있게 잘 먹어 주었다.


최근에도 ‘접어 먹는 SNS 김밥(접는 김밥)’처럼 다채로운 시도를 하고 있는데 몇 번 만들어 먹어 보니 ‘이것 참 신통방통한 대박 아이디어구나~’라고 생각한다.

또한 내가 좋아하는 버터구이 오징어를 내가 직접 만들어 먹어 보니 음식점 못지않은 맛이 나기도 한다.


뭐니 뭐니 해도 내가 직접 요리를 할 때 나만의 비장의 무기는 ‘토치와 석쇠’이다. 요리를 해 볼 요량이라면 두 개를 같이 구매해도 만원밖에 안 되는 토치와 석쇠를 하나씩 사 보면 좋을 듯하다.


토치로 활용할 수 있는 음식을 나열해 보면 ‘돼지 껍데기, 쥐포, 쫀드기, 불고기, 볶음요리, 스테이크, 양/닭고기, 꼬치구이, 타다끼, 치즈 녹이기, 바나나 브륄레’ 등 다양한 음식들에 활용이 가능하고 특히나 각종 음식에 불 맛을 제대로 입힐 수가 있다.


집에서 삼겹살이나 스테이크를 구워 먹을 때에도 토치를 이용하면 내 입맛에는 더욱 맛이 좋아지는 것 같고 자장면을 만들어 먹을 때에도 재료들을 볶을 때 토치로 불향을 입혀 주면 한층 더 풍미가 좋아진다.

토치를 사용할 때 주의사항으로는 코팅 프라이팬에 토치로 요리를 하게 되면 코팅이 벗겨지고, 또한 그 코팅성분이 다 떨어져 나가게 되어 요리 재료와 섞여서 모르고 먹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항상 화재 위험에 대한 주의를 해야 하겠다.


지금도 가끔 주말 저녁에 집에서 소주를 한잔하고 나서도 출출하다 느껴지면 난 주방으로 가서 내 나름대로 프라이팬에 김치볶음밥을 맛있게 만들어 와서 와이프와 함께 맛있게 먹는데 여기서 팁은 ‘굴소스’를 넣어 만드는 것이다. 굴소스는 정말 우리에게는 마법과도 같은 소스인 것 같다.


와이프도 요리를 잘 하는 편이지만 간편하게 깊은 국물 맛을 내기 위해서 ‘치킨스톡’이나 ‘치킨파우더’를 함께 사용하면 좋다고 하니 참고가 되길 바란다. 이 ‘굴소스’와 ‘치킨파우더’를 라면 스프와 함께 우리 집안 ‘3대 소스’라고 칭하고 싶다.


또 다른 한 가지 예를 들자면 와이프는 기름진 것이 싫다고 하여 참치회, 방어회를 뺀 나머지 회들은 환장할 정도로 맛있게 먹는데 나는 정확히 반대로 참치회, 방어회만 맛있게 먹고 나머지 회들은 먹지 않을 뿐더러 먹어도 맛을 잘 모른다.

인터넷에서 찾아보면 통으로 냉동하여 저렴하게 부위별로 판매하는 참치회를 구입하여 내가 직접 세척부터 손질까지 해서 먹어보는 것도 색다른 방법이 될 것이다. 이때는 마치 내가 무슨 일식집 요리사라도 된 듯한 묘한 기분마저 느껴진다.


여기서는 단순히 몇 가지 예를 들어본 것일 뿐 직접 해 볼 마음만 있다면 이것들 말고도 각자의 입맛에 맞는 많은 요리 방법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아직 요리를 해 본 적이 없거든 딱 한번만 마음을 먹고 도전해 보자. 한 번이 두 번이 되고, 두 번이 세 번이 되다 보면 요리가 자신에게 잘 맞는지, 아닌지 알 수가 있을 것이고, 또한 한두 번 요리를 하다보면 그동안 몰랐었던 알 수 없는 '묘한 재미'를 느낄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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