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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기련 무소주부 May 23. 2023

어지르는 사람 따로? 치우는 사람 따로?

와이프에 대한 처세술(13화)

* 어지르는 사람 따로? 치우는 사람 따로?


주변의 여자들에게 남자가 어떻게 해 주는 것이 좋겠는지를 물어보니 여자가 좋아하는 것을 해 주는 것도 물론 좋지만 여자가 싫어하는 것을 안 해 주는 것도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또한 ‘정리정돈’과 ‘청소’처럼 내가 하기 싫은 일이라면 상대방에게도 똑같이 하기 싫은 일일수도 있다.

단적인 예를 하나 들자면 처음 와이프와 같이 살게 됐을 때 나는 ‘정리정돈’과 ‘청소’에 대한 개념이 거의 없었다.

밖에서 입고 들어온 옷이든 양말이든 내게는 벗어 던져서 떨어지는 자리가 제자리라고 생각했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어지르는 사람 따로 있고 치우는 사람 따로 있냐며 초반에 와이프와 참 많이도 싸웠던 것 같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면 내가 생각해도 참 한심한 나였지만 당시 26년간을 그렇게 살아왔던 나로서는 와이프의 말처럼 하루아침에 고쳐지기에는 무리가 따르는 일이었다.


혼자서 살 때는 편했던 일들이 한 집에서 와이프와 함께 살면서부터 불편해지는 일들이 생겨났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과연 와이프는 정리하고 청소하는 일이 좋아서 하고 있는 것일까?’라고 거꾸로 생각을 해 보니 뒷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듯 '작은 깨달음'을 하나 얻게 되었다.

‘누구에게나 정리하고 청소하는 일은 귀찮은 일일 것이다. 그러니 앞으로는 옷걸이에 옷 걸고 빨래 바구니에 양말을 넣자…’

참 쉬운 일이라도 ‘하기 싫다.’라고 생각하면 참으로 귀찮은 일이 되고 ‘해야겠다.’라고 생각하고 마음을 먹으면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되는 모양이다.


과거의 나와 비슷하게 생각하는 남자들이 있다면 이와 같이 조금만 생각을 바꾸어 보면 어떨까?

'생각이나 접근법에 아주 작은(small) 변화만 주더라도 큰(Big) 차이를 만들어 낼 수 있다!'라고 하니 어려워 하지만 말고 노력을 해 보자.


대학 시절 나는 여러 명의 남자들과 한 집에서 같이 자취 생활을 했었는데 그런 생활 속에서도 서로 간에 지켜 줘야 하는 룰이 존재했었다. 하물며 부부생활이란 성별마저 서로 다른 남자와 여자가 한 집에 사는 것인데 지켜 줘야 하는 일들이 없을 수가 없다. 본인 스스로도 상대방이 내게 지켜 줬으면 하는 것들이 있지 않겠는가?


내가 와이프에게 바라는 것이 있고 지켜 줬으면 좋겠다는 것이 있다면 그보다 먼저 와이프가 내게 해주었으면, 또는 해주지 않았으면 하고 바라는 것들이 무엇인지, 그밖에도 내게 지켜 줬으면 좋을 만한 것들이 무엇이 있겠는지를 한번 생각해 보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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