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기련 무소주부 May 23. 2023

나의 여성용품 첫 구매 후기

와이프에 대한 처세술(18화)

* 나의 여성용품 첫 구매 후기


나는 누나나 여동생 없이 나와 남동생, 즉 어머니를 제외하고는 '남자만 있는 가정'에서 살아왔다.

지금의 내 와이프를 만나기 전인 내 나이 26세까지 내 손으로 여성용품을 구매해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는데 내 입장에서는 남자가 처음 여성용품을 구매한다는 것이 보통 쉬운 일은 아니었다.


나의 와이프도 처음부터 나에게 이런 부탁을 쉽게 하는 여자가 아니었지만 워낙 생리 주기가 불규칙하여 갑자기 일이 터져버린 가운데 생리용품이 떨어졌지만 너무 아파하여 본인이 직접 구매하러 나갈 수도 없는 상황이라 힘들게 내게 부탁을 하고 있는 것인데 나밖에 대신 할 사람이 없으니 '뭐 어쩌겠는가, 사다 줘야지…'


주위에 누나가 있는 남자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어린 나이에 일찍부터 이런 비슷한 일들을 겪어온 남자들도 있던데 그들이라면 조금은 더 나았으려나?


아무튼 내 경우에서처럼 수많은 남자들이 처음으로 여성용품을 구매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어려울 수 있다는 이야기이고 누구든지 처음 하기가 어려워서 그렇지 막상 한두 번 하다 보면 '뭐, 못할 일도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게 될 것이다.


“그런 걸 왜 나한테 시켜!”, “안 해!”라고 하지만 말고 그냥 ‘집에 화장지가 떨어져 사오는 것과 똑같은 일이다.’라고 생각하고 사다 줘 보자. 그래봐야 일 년에 몇 번이나 있을까 말까 한 일일 것이다.

그렇게 보수적인 나도 이제는 내가 여성용품 더 사다 줘야 할 것 없는지 물어보고 사다 주고 있는 것을 보면 역시 사람은 참 적응력이 빠르고 하지 못할 일은 없는 모양이다.


당신이 이제 처음 여성용품을 사러 가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면 내가 멀리서 응원해 주고 있음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당신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일 것이니 부디 파이팅하길 바란다.




매거진의 이전글 나도 지금 예민해~(생리 후속편, 남자 입장)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