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프에 대한 처세술(22화)
‘건강관리’처럼 나이가 들어야만 알 수가 있고, 할 수가 있는 일들이 있다.
젊은 사람들에게 아무리 ‘건강관리’에 대해 미리 준비를 해야 한다고 이야기를 해 봐도 자신들과는 상관없는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별로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듯하여 안타까운 마음이다.
젊은 시절의 나 또한 그랬으니 누굴 탓할 수는 없는 일이겠지만 내가 마흔이 넘어서 M자 탈모가 올지, 치아와 잇몸이 다 망가지고 위아래 어금니도 없이 그렇게 좋아하는 고기도 힘들게 먹게 될지 어떻게 알았겠는가?
쉽게 이야기를 해 보자면 치아 건강이 다 망가지고 나서 치과를 가는 것이 나은 것인지, 사전에 치과에서 관리를 받는 것이 나은 것인지, 이 한 가지만 이야기를 해 보더라도 머릿속으로는 쉽게 이해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누구나가 잘 알고는 있지만 막상 행동으로 옮기기가 어려울 뿐인 것이다.
나의 어머니도 ‘자율 신경 실조증(지금은 자율 신경 기능 이상)’이라는 병으로 반평생 고생하고 계시고 친한 친구의 젊은 와이프가 불치병인 ‘무도병(헌팅턴병)’ 등 큰 병에 걸려서 고생을 많이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데 옆에서 보기에도 참 안쓰러운 일이다.
젊은 부부의 경우 자신과 와이프가 평소에 크게 아프지만 않다면 보통의 경우 병원을 잘 찾지 않거나 종합적인 검사를 받을 기회가 잘 없을 것이다.
나라에서 2년마다 실시되는 무료 건강검진만이라도 잊지 말고 꼭 챙겨 받기를 권장하며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되더라도 와이프와 함께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검사 외에도 각종 암에 대한 종양 표지자 검사, 정밀검사, 초음파검사, 대장내시경 등 본인들에게 맞는 추가적인 검사도 함께 병행하면 좋을 것이다.
나의 와이프도 2년 전 건강검진에서 대장내시경을 추가로 받아 용종을 2개나 떼어 내었고 작년에는 가슴에 혹이 발견되어 치료를 해 준 적이 있다.
이런 것들을 모르고 제때를 놓치고 시간이 흐르다 보면 자칫 큰 병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일일 것이다.
우리 부부가 지금 하루에 먹고 있는 영양제와 건강식품이 열 가지나 되고 나는 요즘 흑염소까지 챙겨 먹고 있다.
굳이 나열해 보자면 각종 비타민, 간장약인 밀크시슬, 눈건강제인 루테인+지아단틴+오메가3, 유산균, 침향단, 홍삼, 관절약인 글루코사민, 칼슘+마그네슘+아연, 피쉬 콜라겐, 커큐민(강황), 멜라토닌 등이며 한꺼번에 먹기도 힘들 지경이다.
나는 매일 아침에 내가 약을 먹을 때 와이프도 자고 일어나서 잊지 않고 챙겨 먹기 좋도록 따로 꺼내 담아서 눈에 잘 띄는 곳에 놔두고 회사에 나가서 전화나 카카오톡으로 매일 잘 챙겨 먹고 있는지 체크를 한다.
와이프도 스스로 알아서 잘 챙겨 먹으면 좋을 텐데 가만히 놔두면 잘 안 챙겨 먹게 마련이다.
지금부터라도 잘 챙겨 먹어놔야 더 나이 들었을 때 둘뿐인 우리 부부가 조금이라도 더 건강할 수 있지 않겠는가?
약뿐만이 아니라 나는 전동 칫솔과 일반/치간 칫솔을 병행하여 양치질을 하고 머리 감을 때는 탈모 방지 샴푸를 사용한다. 고기 먹을 때는 고기만 먹던 내가 이제는 야채 없으면 안 먹을 정도로 야채를 먹으려 노력을 하고 있다.
지금보다 더 젊었을 적부터 관리를 잘 했더라면 지금 내 머리와 치아가 이 지경까지 되지는 않았으리라.
아직도 늦지 않았다. 오히려 지금부터 시작한다면 당신의 인생에 있어서 오늘이 가장 빠른 날이 될 것이다.
나처럼 머리가 빠지고 치아가 망가지기 시작했다면 그 때는 이미 늦은 때가 될 테니 말이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속담이 있듯이 하고, 안 하고는 본인의 선택에 달려 있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선택의 차이’는 분명히 ‘커다란 차이’로 이어질 것이다.
영원할 것만 같았던 나의 ‘청춘’과 ‘건강’은 결코 영원하지 않았다.
나처럼 후회하는 사람이 되지는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