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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나리가 피는 봄이 왔는데 감기가 걸린 불쌍한 마누라~

2023. 3. 21. 아픈 마누라, 넌 내가 챙긴다~♡

어제 일찍 자서인지 새벽 6시도 안되서 일어나 꼬치바 하나 먹고 온라인 기사를 보며 슬슬 출근 준비를 하였다.

7시, 와이프에게 알림톡을 보내주고 밖을 나섰다.


"오늘 병원 잘 다녀오고 공기청정기 필터 청소 부탁해요.

장보기 : 소독제, 에어 프레셔너, 대형휴지"


(출근길 운전중..)


어제보단 황사와 미세먼지가 줄긴 했지만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니 각별히 주의를 해야 한다.


출근길에 개나리 꽃봉오리가 올라온걸 보고 사진을 찍어두고 8시, 회사 주차장에 도착해서 어르신들과 주변 지인들에게 카톡으로 봄인사를 건넸다.


"좋은 아침입니다~ 황사가 심하지만 꽃봉오리가 올라오는걸 보니 봄 느낌이 나네요~ 이번 주는 낮기온이 24도까지 오르고 일교차가 심하니 건강 조심하세요~^^"



8시반에 아무도 없는 사무실에 혼자 들어가서 오늘 하루 일과를 시작해본다.

아, 어제처럼 또 잊어버리기 전에 먼저 치과 보험 청구를 위해 팩스를 보내고 매니저에게 연락을 해두었다.


(오늘은 웬일로 사장님께서 지각을 하셨다.)


잠시 후 개발팀 대리와 같이 거래처에 가서 두번째 시연회를 해주고 와야하니 반나절은 뚝딱 지나갈 것이다.


9시가 넘어 사장님께서 오셨길래 보고 드리고 10시까지 업체에 가서 한시간 동안 미팅을 갖고 돌아오니 11시반.. 오전 순삭이다.


(오전 업무 끝~!!)


12시, 점심 시간에 살쪄보려 야심차게 혼자서 컵라면 큰컵 하나를 다 먹고 차에 내려가 쉬면서 와이프에게 전화를 하였다.


'배.. 배가 너무 부르다..'


역시 소식러인 내겐 무리가 되는 양이다.


와이프가 겨울에도 안 걸린 감기가 오늘 걸렸고 목소리가 걸걸해져서 재밌다며 웃는다~ ^^;;


목&열&몸살 감기가 한꺼번에 걸려서 며칠 고생 좀 하게 생겼다.


'남들에게 건강 관리 잘 하라고 얘기를 할게 아니라 와이프에게 했어야 했군..'


오늘 약타러 병원에 택시타고 왔다갔다 하라고 했고 장은 내가 볼테니 집에서 약먹고 잘 셔보라고 했다.


내일 교회 가서 성가대 연습도 하고 와야 하는데 걱정이다.


아무래도 엊그제 밤샘을 해서 면역력이 떨어져서 걸린 듯 하다. ㅉㅉ


"아무튼 빨리 낫거라, 마눌~!!"



1시, 사무실로 들어가서 오후 일과를 시작해본다.


(오후 업무중..)


4시반, 사장님께서 퇴근을 하시고 나도 나와 와이프에게 전화를 하면서 브레이크 타임을 가졌다.


마무리 중인 4개의 프로젝트 중 2개는 오늘 잔금을 받아냈고 2개는 청구서를 넣어 놨으니 밥벌이는 했고 내일 나갈 출장 준비 후 일찍 들어가보기로 했다.


주말에 주문해둔 우대갈비가 벌써 배송이 되었으니 아픈 마누라 대신 내가 직접 구워서 먹어야겠다.


와이프가 약을 먹어도 열이 가라앉지 않아 정말 걱정이다.



7시, 퇴근을 해서 회사 근처 약국에 들러 감기약을 샀고 집에 얼른 들어가봐야겠다.


따뜻한 유자차도, 쌍화탕도 내가 사준다고 하니 죄다 "싫어요~"만 외친다.


아직까지 한번도 코로나에 걸린 적이 없는 우리 부부지만 세상 일은 모르는 것이니 자가키트로 검사를 한번 받아보자고 했지만 그것마저도 싫다고 한다.


약도 안먹겠다고 하는걸 어거지로 사서 먹이는거니 뭐 이정도면 괜찮은 딜이었다.


(와이프에게 전화를 하면서 퇴근길 운전중..)



집에 돌아오니 8시, 아픈 마누라는 쉬라 하고 혼자서 우대갈비를 굽고 딸기를 씻고 저녁 상을 준비하고 물 떠서 감기약을 먹이고.. 회사에 있을 때보다 더 정신이 없다.


허나 이런 것들은 모두 다 내가 아플 때 와이프가 혼자서 다 해주고 있는 것들이다.


어쩌다가 한번 와이프가 아파서 지금은 내가 해주고 있는 것일 뿐.. 세상에 일방통행은 없다.


나는 우대갈비를, 와이프는 딸기를 각자 안주 삼아 술을 한잔씩 시작했다.


우린 목숨만 붙잡고 있다면 저녁에 술을 마시고 아마 우리 부부는 둘다 죽기 전날까지 술을 마시다 장렬하게 전사할지도 모른다.



11시반, 잠자리에 들었다.


"자기 전에 감기약은 두알씩은 더 먹고 자그라~"


아까 약을 먹고 조금은 나아졌긴 하지만 아직은 불안하다.


"약먹고 푹 자고 내일은 나아질 수 있도록~!! 미션이다~!!"


마눌, 화이팅이다~



지나친 음주는 건강에 해로울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오늘 하루도 고생하셨습니다.


봄이 온다고 방심을 했다가 크게 한방 맞은 날이다 보니 더욱 더 건강 잘 챙기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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