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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MBTI 결과는 ESFJ.. 집정관이다..

2023.6.15. 내가 머리가 하얘지고 M자 탈모가 온건 안비밀이다..

오늘 아침 출근 전 이야기는 앞선 포스팅에 별도로 올려놨고 이번 포스팅은 회사 주차장에서 대략 한시간 정도 셨다가 사무실로 들어가 업무를 시작한 이후의 이야기이다.

(이번 글을 쓰는 이유는 결코 내 잘난 체나 하기 위함이 아니라 다소 보시기 불편하더라도 이런 비슷한 상황일 경우에 다른 분들께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만한.. 응용 가능한 부분이 있지 않을까 싶어서 쓰는 것이니 오해가 없이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https://brunch.co.kr/@af414d9aef7b470/259



8시 45분.. 아직 직원들이 출근하기도 전인 이른 시간에 사장님께서 비장한 목소리로 실장님과 함께 회의실에서 얘기 좀 하자고 하셨다.


평소에 이런 일이 잘 없기 때문에 나는 직감적으로 올 것이 왔구나.. 싶어서 이런 상황에 대비해 둔 프린트 뭉치들을 한가득 가지고 회의에 참석을 하였다.


사실 사장님께서 내게 처리하라고 한 거의 모든 것들은 이미 처리를 마쳤거나 가만히 놔둬도 자동적으로 처리가 완료 되도록 세팅을 해놓았지만 한가지 만큼은 내가 아직 처리를 못하고 있는 것이 있었다.


억대 프로젝트의 중도금 수급건.. 2/13일에 계약을 맺고 4개월이 지났는데도 아직 내가 중도금(기성금)을 받아내지 못하고 있는.. 아니 요청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빙고~


사장님께서 내게 이 프로젝트의 중도금을 언제, 어떻게 받아낼 것인지를 엄격하게 물어오셨다.


나는 절대 당황하지 않고 미리 준비해둔 프린트와 시나리오를 가지고 하나씩 차근차근 설명을 드렸다.


1. 지금의 상황에 대한 설명(어디까지 작업이 완료됐고 어디가 어떻게 작업이 되지 않았고 업체의 비협조적인 상황들..)

2. 미리 만들어 두었던 중간 완료 보고서와 기타 우리에게 무기가 될 만한 자료들에 대한 설명

3. 현재 우리에게 불리한 상황에서도 중도금을 확실히 받아낼 수 있는 예상 시나리오 설명

4. 이것들을 바탕으로 업체와 사전에 미리 연락해서 내일 아침 9시반에 중간 완료 보고 미팅을 잡아 놓았다고 설명

5. 내일 개발 책임 최부장과 둘이 가서 미팅만 잘 하고 오면 확실히 중도금 지급 받기로 약속을 해두었다고 설명

6. 최부장에겐 사전에 얘기해둬서 미리 모든 것을 준비시켜 놓았다고 설명


잘은 모르겠지만 사장님께서는 분명 이 문제로 나를 질타하시려고 하셨던 자리였겠지만 나는 한마디도 질타를 받지 않은 자리였다.


사실 내일 미팅 시간은 10시였지만 9시반이라고 보고를 드린 것은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


내가 만약 내일 미팅이 10시라고 보고를 했더라면 나나 최부장은 내일 아침에 일찍 회사로 나왔다가 한시간 이상의 출장 길을 나서야 할 것이다.


하지만 10시가 아닌 9시반이라고 하면 이야기는 달라지고 사실 미팅(PT)을 위한 사전 준비 시간도 필요한 것이니 이 또한 일리가 있다.


사장님께서 최부장 대신 본인이 같이 가줄까 하셨지만 나는 당황하지 않고.. 물론 사장님께서 같이 가시면 일을 더 확실히 매듭을 짓고 올 수 있겠지만 사장님께서 직접 나서실 만한 일이 아니라 우리가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일이라 하니 더는 말씀을 하지 않으셨다.

(사실 사장님께서는 이 프로젝트를 잘 알지 못하신다)



점심 시간에 집에서 가져온 김밥을 먹고 와이프에게 전화를 해서 오늘 오후에 갑자기 잡힌 출장 2건 소식을 전해주고 출장비 받은건 생활비로 쓰라며 "다 그대 드리겠다~" 했더니 좋아한다.


2시에 회사 근처 콘덴싱 보일러 업체에 가서 우리와 계약 진행하기로 확정을 짓고 서초동에 있는 강남 제비스코로 코스이동~!!


3시반에 도착해서 15분만에 계약서에 도장을 찍고 나와 다시 회사로 출발하면서 일부러 15분 후인 4시에 사장님께 전화했더니 얼른 사무실로 들어오라고 하신다..


어차피 이번 주에 내가 해야할 중요한 일들은 다 해놔서 할 일도 없고.. 이번 한주간 내가 수금 받고 계약 해준게 얼만데.. 수고 많았으니 일찍 퇴근하고 집에 들어가 쉬라고 하면 좀 좋을까..


병원에서 진료를 마친 와이프에게 전화하면서 집에 가면 저녁에 먹을 고기를 해동해 놓으라고 하며 투덜투덜 회사로 복귀를 한다.



거의 5시가 다 되어 사무실로 들어가 중요한 일처리 몇개 처리하고 사장님께 가서 컨디션이 안좋아서 먼저 들어가 보겠다고 얘기를 하니 어여 들어가 쉬고 몸보신 좀 하라며 15만원을 선뜻 건네어 주셨다.


감사 인사를 드렸고 나중에 혹시 물어보시면 한우를 거하게 잘 먹었다 할 것이지만 나는 이 돈을 허투루 쓸 수 없으니 모두 와이프에게 건네주고 생활비에 보태 쓰라고 하였다.



직원들에게는 늦어도 다음 주 목요일까지 마쳐야 할 일이 있으니(사실 금요일까지만 마쳐도 된다) 이번 주에 어떻게 준비하고 다음 주에 어떻게 완료해야 하는지 설명을 해줬으니 알아서 잘 처리를 할 것이고 퇴근길에 와이프에게 전화를 해서 오늘 저녁에 내가 먹고 싶은 메뉴를 일러 두었으니 내가 집에 도착했을땐 이미 근사한 밥상(술상)이 차려져 있을 것이다.




나의 MBTI 결과는 ESFJ.. 집정관이다.

모든 것을 사전에 미리 계획하고 준비를 잘 해둔다면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사람들을 움직일 수가 있고 그만큼 내가 원하는 것을 얻으면서 편하게 잘 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함정은 항상 머리를 지나치게 너무 많이 써야하고.. 항상 사전에 모든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정확한 방법을 찾아서.. 항상 무조건 그렇게 될 수(만들어낼 수) 있도록 치밀하게 노력하고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


p.s. 새치(흰머리) 하나 없고 숱이 많았던 내가 머리가 하얘지고 M자 탈모가 온 것은 안비밀이다..


* ESFJ 결과 보러가기 : https://www.16personalities.com/ko/%EC%84%B1%EA%B2%A9%EC%9C%A0%ED%98%95-esf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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