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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기련 무소주부 Jun 19. 2023

또 한건의 입찰준비로 3일동안 회의실에 처박히다(2)

2023.4.5. 식목일인 오늘도 나홀로 야근 2일차(2)

어제 저녁부터 내린 비가 밤새도록 그치지 않았고 이번 비로 대전의 산불이 진화가 됐다고 하니 참으로 다행이다.

"화재 진압에 애써주신 많은 관계자분들께서 정말 고생 많으셨고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오늘도 6시 기상하여 블로그도 쓰고 인터넷 기사를 보면서 슬슬 출근 준비를 하고 7시에 비오는 출근길에 나섰더니 길가에 벚꽃들은 아쉽게도 이제 거의 다 떨어져버렸다.


8시 회사에 도착해서 30분간 휴식을 취하고 8시반부터 회의실에 짱박혀 어제와 같이 입찰 제안서 작성을 시작하였다.


feat. 따뜻한 믹스 커피 한잔 마시며~

(나와 와이프는 커피숍을 가지 않는다..)



(오전 업무중..)


바빠 죽겠는데 사장님께서 연실 찾아서 불려다니고 심지어 점심 먹고 미팅을 잡아 놓았다고 출장까지 다녀오랍신다~


"사장님, 진정 이번 입찰건 이대로 포기하시렵니까?"라고 하고 싶지만 까라면 까야지 내가 뭔 힘이 있겠나..


내 쪽으로 들어오는 출장, 미팅은 죄다 입찰이 끝난 4/17일 이후로 미루고 있는데 사장님께서는 요청하는 족족 미팅을 바로 잡아서 나를 내보내시기 바쁘다.



12시, 오늘 일찍 나와 이것저것 하다보니 제안서 몇 페이지 만들지도 못했는데 벌써 점심 시간이라니~!!


'오늘도 야근을 피해갈 수 없겠구나~ 얼씨구나~(-_-)^'



실장님께서 사주신 김밥을 먹고 차에 내려가 쉬면서 와이프에게 전화를 하였다.


국물과 함께 김밥 꼬다리 한조각 가져다 주겠다고 했더니 좋아한다.


와이프가 아침에 장을 봐와서 오늘 저녁에 맛있는 된장찌개를 끓여 주겠다고 하니 잘 됐다.. 어제 먹다 남은 고기들과 함께 오늘 저녁 식사도 해결되었다.


이따 교회 다녀오면서 이마트와 수선집을 들리고 계좌이체 해주고 약 잘 챙겨먹고..

(나는 잔소리 대마왕이다..)



1시, 직원 한명 데리고 출장을 나섰고 1시반~2시반까지 신규 상담을 마치고 회사로 복귀하니 3시가 되었다.

결국 출장으로 내 피같은 2시간이 날라 갔으니 2시간 연장 근무가 추가 되었습니다~ ㅜㅜ


닥치고 어서 일이나 해야겠다..


(오후 업무중..)


4시에 브레이크 타임을 갖고 교회를 마친 와이프에게 전화를 했더니 받지를 않아 혼자 쉬다가 올라가서 집중모드로 두시간 동안 모니터를 뚫어져라 봤더니 눈알이 빠지려고 한다.


금요일에 입찰 서류 제출 마감이라 내일까지는 무조건 마무리를 해야 한다.


'다음부터는 입찰에 응하지 말아야겠다..'



6시반, 사장님께서 같이 저녁 식사를 하러 가자고 해서 싫다고 했고 그냥 잠시 나와 쉬면서 마누라에게 아까 하지 못한 전화 통화를 하였다.


9시 전에 퇴근하는 것이 목표이니 나 기다리지 말고 먼저 요기를 해두라고 했다.


이게 뭔 개고생인가.. 싶기도 하다..



"충전이 아예 아무것도 안 되고 있어요 ㅠㅠ 전원 스위치 껐다 켰는데도 안 되네요... 이마트는 들렀고, 다이소 갔는데 아무리 봐도 충전기가 안 보이던데요? 직원한테 물어보니 모르겠다고 하고... 어째요..."


와이프가 집에 있는 충전기가 아무리 해봐도 되지 않는다고 하길래 그냥 냅두고 내가 갈 때까지 기다려 보라고 했다.



7시반, 사장님께서는 명대사를 남기시고 사라지셨다..


"내일 아침엔 제안서 완성된 걸 볼 수 있는거야? 밥이라도 먹고 하지~"


"그럼 집에 가져가서 와이프랑 같이 먹게 김밥이라도 한줄 사주고 가시던가요~!!"



9시가 넘어서야 사장님께 문자로 보고를 드렸더니 감동적인 답변을 받았다 .


'오케이.. 다음에 언제 또 좋은 입찰건이 오겠나? 즐거운 마음으로 해줘라.. 수고했다..'


2일차 야근을 마치고 퇴근을 했고 과연 박부장이 내일은 야근을 피할 수 있을 것인가..


(와이프에게 전화를 하면서 퇴근길 운전중..)


집에 돌아오니 10시가 되었고 와이프가 토큰육수로 맛있는 된장찌개를 만들어 놓았다.


그저께 먹고 남은 제육볶음, 어제 먹고 남은 돼지 목심구이와 함께 행복한 식사.. 아니 술한잔을 시작했다.


와이프가 사랑과 토큰육수로 만들어 준 된장찌개를 한숟가락 떠먹어봤다.


"와~ 맛있네~ 이거 완전 해장각이다~"


술을 마시며 해장이 되는 기분.. 주당들은 알 것이다.


p.s. 집에 와서 충전기를 스윽 살펴보고 전원부와 충전부를 이어주는 코드가 빠져 있길래 스윽 꽂아 놓으니 잘만 된다.


이를 보던 와이프가 자신이 바보가 된 기분이라며 헛웃음을 지었다.


"잊지 마라, 너와 나의 연결 고리를.."



그리고 누누 말하지만 나는 밖에서 아무리 힘든 일을 겪었더라도 집에만 돌아오면 사랑하는 와이프와 맛있는 음식에 오이소주 한잔 마시면 끝~!! 상황 종료이다.


내게는 항상 나를 사랑해주고.. 항상 나를 걱정해주고.. 항상 나를 응원해주는 든든한 마누라가 있으니 무엇을 더 바라리오~


"감사하오, 김동지~♡"


김동지.. 가끔 내가 와이프에게 하는 말이다.



이런 얘기가 있다.


사랑의 유효기간은 길어야 3년, 그 이후엔 의리로 산다고 말이다.


나도 가끔은 와이프에게 김동지, 의부부라고 얘기를 하지만 우리 부부의 사랑의 유효기간은 21년째 아직도 ing중이다.


물론 처음처럼 불같은 사랑과는 다른 모양일지라도 우리는 아직도 서로를 사랑하고 있다.


(이 때문에 밖에서 다른 커플들에게 본의아니게 민폐를 끼치고 있지만..)



비록 우리 부부와 똑같지는 않더라도 서로 사랑하며 아껴주고 행복한 커플 또는 부부가 되기를 바랍니다~♡


p.s. 서로의 건강도 잘 챙겨주시기를.. 오늘 하루도 고생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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