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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기련 무소주부 Jun 21. 2023

20년 넘은 와이프의 앙금을 풀어주다.

2023.4.8. 내 잘못에 대해 용서를 빌었고 모두 잘 풀어 주었다.

이런.. 새벽 2시반에 깨버렸다.

요즘 젊은 이들이 편의점에서 하이볼을 즐겨 먹는다고 해서 가봤더니 없다.. 하이볼이..


'에효~ 내 팔자에 무슨..'


그냥 칠레산 '디아블로 까베르네 소비뇽'과 '갈릭 새우 감바스 '를 사와서 가볍게 한잔 마시고 자보기로 했다.


과거에 '포도주', '와인'하면 프랑스였지만 요즘은 칠레산도 꽤나 훌륭하고 13.5%로 도수도 나쁘지 않다.


새벽 3시반.. '이거 한병만 먹고 자야지..'라고 생각하였으나 750ml.. 나에게는 넘사벽이었고 2/3만 먹고 자야겠다.


p.s. 한달 전에 사준 장미꽃이 아직도 짱짱하다. 아무래도 조화를 사온 것 같..



우리가 오늘 6시에 일어난다면 새벽 예배를 다녀올 것을 약속하였지만 8시에 일어나는 바람에 무산이 되었다.

이번 한주간 입찰 준비로 너무나도 힘들어서 그냥 주말에는 푹 쉬어보기로 했다.


주말 동안 병원 치료도 없고 별다른 계획을 세워놓지 않았으나 와이프가 지난 주말 벚꽃놀이 하면서 봐둔 일본 라멘집에 가보고 싶다고 해서 그러자고 해둔 상황이고 만약 가게 된다면 둘이서 한그릇을 나눠 먹을 예정이다. 


와이프가 일본 라멘을 한번도 먹어본 적이 없다고 하니 가자고 한 것이고 둘이서 1인분을 먹는 이유는 나는 그닥 좋아하지 않으며 우리 부부는 둘다 소식러들이기 때문이다.


(결국 다음 기회로 패스~)



자, 그럼 우리 부부의 토요일 하루를 시작해보자~


9시에 스마일 영상의학과에 들러 실비 청구를 위해 진료비영수증, 진료비세부내역서 등이 필요하다고 해서 서류를 받아왔고 1차전으로 새벽에 사온 포도주와 갈릭 새우 감바스를 먹어 치운 뒤 이마트에 가서 새로운 안주를 공급해 왔다.


포도주를 마시니 은근히 취하는 듯 하다.



두둥~!!

와이프가 이마트에서 사온 오코노미야끼를 만들어 줘서 본격적인 2차전을 개시했고 여느 전문점에서 먹는 것보다 퀄리티가 정말 좋은 것 같다.


사이드 메뉴로 내가 명품곱창돌김을 두장 구워줬더니 와이프도 맛있다며 잘 먹는다.



11~2시까지 맛있게 먹고 한시간 자고 일어나 와이프를 교회에 데려다 주고 나는 동네 형님과 당구장으로~

6시에 교회를 마친 와이프도 당구장으로 찾아 왔고 두 게임을 쳤는데 모두 나의 패배였다.


'제길슨~'


지난 주엔 내가 3:0으로 이겼는데 이 형님, 칼을 갈고 나온 듯 하다.



어제 분실한 신용카드를 찾아서 야채 곱창 1인분(11,000원)을 포장해서 집으로 돌아왔다.

"당면 많이 주세요~^^"


와이프는 곱창을 먹지 않고 당면만 먹기 때문에..



7~9시까지 야채 곱창으로 3차전을 치르고 장렬하게 전사하였다.

10시반에 알람을 맞춰 놓고 잤는데 일어나보니 새벽 1시가 되어 버렸다.


'제길슨~'


잠만 자다가 토요일 하루가 다 지나갔다.



새벽 1시, 와이프를 깨워서 달밤에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을 보면서 두부조림으로 마지막 4차전을 치뤘다.

와이프가 나와 20년 넘게 살면서 그동안 쌓인 앙금이 두가지가 있어서 내 잘못에 대해 두 무릎을 꿇으며 용서를 빌었고 모두 잘 풀어 주었다.


처음 연애 초반에 남자의 역할을 잘 몰라서 와이프가 상처를 많이 받았었지만 이제는 내가 그 남자의 역할을 조금 알 것 같으니 같은 상처를 주지 않기로 하였고 와이프도 이제는 다 풀고 더는 들춰내지 않겠다고 했다.


"내가 잘못했소~ 두번 다시는 같은 일로 상처를 주지 않을 것이오~"



지금 여러분의 가정은 평안하신가요?

사람은 그 자체가 불완전한 존재이기 때문에 고의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고 그로인해 내가 아끼는 사람이 상처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 가장 중요한건 내가 잘못한 점을 빨리 깨닫고 상대방에게 진심으로 잘못을 뉘우치며 용서를 구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한번으로 안된다면 백번 천번이고 용서를 구할 자세가 되어 있다면 상대방도 언젠가는 내 진심을 알아주지 않을까요?


가끔씩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로인해 상처를 받은 일이 없는지, 혹시라도 내가 놓치고 있는 부분이 없는지 체크를 해보는 것도 중요한 일인 듯 합니다.


당신의 사랑과 행복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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