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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기련 무소주부 Jun 25. 2023

강남 출장, 그 허무함..

2023.4.11. 사장님, 개편이 아니고 수정 맞습니다~

(어제 11시도 안되서 일찍 잤더니 새벽에 계속 깼고 꾸역꾸역 이어자기를 반복하다가 6시에 그냥 일어나버렸다..)


화요일인 오늘은 전국에 비소식과 강풍 주의보가 내려진 날이고 이번 비가 지나가면 또 한번 황사와 꽃샘추위가 찾아온다고 한다.


게으르게 준비를 마친 후 7시에 대차받은 모닝을 타고 출근길에 나섰다. 

(주말에 사고를 내버렸..ㅜㅜ)


3일째 타고 다니는 녀석이지만 내가 좋아하는 스피디한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아서 아직도 잘 적응이 되지 않는다.


낡은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는 기분이랄까?


'아무리 악셀을 밟아도 속도가 나오지 않고 계속 기어만 다니다 보니 성질 급한 내게 한 템포 쉬어가라는 하늘의 계시일런지도 모르겠다.'


(출근길 운전중..)


8시, 회사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30분정도 쉬었다가 올라가보기로 했다.


(모닝 차안에서 쉬는 중..)



오늘은 10시반까지 강남에 있는 거래처인 제약회사에 가서 상담을 해주고 오면 반나절이 금방 지나갈 것이다.


8시반에 사무실로 들어가서 오늘 일과를 시작해본다.


메일들을 확인하고.. 사장님과 업무 회의를 하고.. 간단히 업무를 보고 9시에 출장길에 나섰다.


(출장길 운전중..)


강남역에 위치한 거래처에 일찌감치 도착해서 10시반부터 40분간 미팅을 마치고 사장님께 전화를 드렸다.


"사장님, 개편이 아니고 수정 맞습니다~"


이번 미팅을 개편건으로 착각하신 사장님께서 친히 잡아주신 약속이었고 나는 수정이지 개편이 아니라고 말씀을 드렸는데 역시나 내가 옳았다.


가끔 업체에서 우리가 제작해준 기존 시스템에 수정이 필요한 작업을 '개편' 또는 '리뉴얼'로 표현해서 '전면 개편' 건으로 착각할 때가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결국 나는 (회사 차원에서는) 아무런 소득도 없이 오전 반나절을 날리고 회사로 복귀하지만 내 입장에서는 이렇게 업체에 가서 눈도장, 얼굴도장을 한번씩 찍고 오는 것도 아주 중요한 일이다.


'나의 인맥 형성과 래를 위해서~'


(회사로 운전중..)


회사로 돌아오는 길에 아주 근사한 스포츠카를 봐서 신호 대기중에 사진을 찍어 보았다.


삐까뻔쩍한게 네온사인이 굴러다니는 것만 같았다.



사무실에 도착하니 12시 점심 시간이 되어 집에서 가져온 밥이.. 좀 적어서 튀김우동에 말아 먹었고 차에 내려가 쉬면서 와이프에게 전화를 하였다.


예전 같으면 컵라면 소컵 하나면 충분했는데 거기에 밥까지 말아서 먹다니.. 내가 봐도 먹는 양이 좀 늘어난 것 같아서 흐뭇하다.


와이프가 이번 주 일요일에 교회 말씀 공부에서 당번으로 다과를 준비해야 한다고 이것저것을 사달라고 한다.


1회용 커피컵과 돔뚜껑, 포크가 8,960원 + 배송비 4,000원.. 배송비가 아깝긴 하지만 어쩔 수 없지..


와이프가 오늘 저녁에 만들어 주기로 한 감자탕은 곱창 남아 있는 것부터 먹고 내일 해주겠다고 한다.


'아쉽..지만 포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 때로는 참고 기다릴 줄도 알아야 한다. 마지막에 웃는 자가 진정한 승자다..



1시, 다시 사무실로 들어가서 오후 일과를 시작해본다.


오후엔 견적서.. 제안서.. 견적서.. 제안서.. 무한 반복 작성을 하면 되는데.. 업체들과 직원들 뒷치닥거리를 해주다가 정작 내가 해야 할 일들은 못하는.. 그러다가 결국 6시가 넘어서야 내 일을 시작할 수 있는 놀라운 구조이다.


(오후 업무중..)


3시반, 5시반에 브레이크 타임을 가졌고 직원들과 회의를 마치니 6시가 넘었다.


'제안서 작성은 이제부터 시작하는 것으로~'


7시가 되어서야 제안서 제출을 하고 사장님께 전화를 드린 뒤 퇴근을 하였다.


오전에 내리던 비는 그쳐서 다행이고 그렇다면 차는 막히지 않는 것으로~


(마누라에게 전화를 하면서 퇴근길 운전중..)


예상대로 많이 막히지 않아 주유소에 들러 기름을 넣고도 8시에 집도착~!!


오늘의 저녁 한상은 지난 주에 먹다 남은 곱창 볶음과 광어회, 부침개 등 잔반처리이다.


'난 오늘 감자탕이 먹고 싶었는데.. 강제로 내일로 연기가 되었다..'


"내일은 꼭 먹고 말테다~"


(80년대 치토스 광고를 기억한다면 77년생인 우리 부부와 친구들일 것이다.)



9시, 곱창 볶음과 된장찌개를 해치우고 나머지 야채들은 키핑~ 소식러인 우리 부부이다.


편의점에 가서 라스트팡 안주로 뚱카롱이나 사와서 마무리를 해봐야겠다.


우리 부부 밤마실겸 편의점에 방문 했더니 2+1 행사하는 뚱카롱이 2개 밖에 없다~!!


"이럴땐 당황하지 말고 2개만 사서 1개는 영수증 처리~^^"


와이프에게 꿀팁을 알려주고 9시반, 집으로 돌아와 2차전을 개시했고 이것만 마저 먹고 일찍 자봐야겠다.



출장도 있었고 힘든 화요일 하루였지만 한가지 다행인 것은 정보통에 의하면 이번 입찰건도 우리가 99%의 확률로 따낼 수 있을 것이란 사실이다.


어차피 이 바닥은 아는 만큼 힘이 되고 정보력 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내일부터는 또 황사와 미세먼지, 초미세먼지가 심해질거라 합니다.


이런 것들이 나중에 우리 몸에.. 우리 자식들의 몸에 어떤 악영향을 끼칠지 아무도 모르는 만큼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겠습니다.


부디 나와 내 가족들의 건강을 잘 챙기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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