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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기련 무소주부 Jun 29. 2023

그대도 조금이라도 더 이쁘게 보이고 싶어하는 여자였음을

2023.4.17. 제약회사 출장&PT, 힘든 월요일의 시작..

주말에 워낙 많은 일들이 있었고 신나게 잘 보내서 3일동안 쉰 듯한 기분이 든다.


이번 주말 기억에 남는 세가지를 뽑자면 토요일에 사고로 수리받은 차를 찾아서 드라이브 한 것.. 일요일에 북한산 철쭉구경은 실패로 끝난 것.. 마지막 피날레는 역시 일요일 저녁에 처가댁 가족들과 일산 '긴자'라는 일식집에 가서 주말가족스페셜을 신나게 먹고 온 것이다.


1인 68,000원짜리라 너무 비싸긴 하지만 처남 형님께서 쏘는 자리라 부담을 가지고 정말 맛있게 먹었다.

(다음 모임은 우리가 쏴야하니..)


밤 9시에 집으로 돌아와서 소식러인 우리 부부는 너무나도 배가 불러서 숙취해소제와 까스활명수를 안주 삼아 12시반까지 술을 마시고 둘다 장렬하게 전사하였다.


Zzz......



월요일 새벽 5시반에 깼다가 이어자기를 반복해서 6시반에 일어나 아직 새근새근 자고 있는 와이프를 위해 전등과 TV를 꺼주고 출근 준비를 하였다.


"잘 자요, 마눌~ 내 허락없이 아프지 마라~"


오늘은 2시에 거래처인 제약회사로 출장을 나가 PT를 하고 와야 하는데 속도 안좋고 감기도 걸린 것 같아 잘 할 수 있을지 살짝 걱정이 된다.


'어차피 닥치면 다 하게끔 되어 있는 법~!!'


7시가 넘어 수리를 마친 내 차로 첫 출근길에 나섰다.


(출근길 운전중..)


8시, 회사 주차장에 도착해서 차안에서 30분정도 쉬었다가 사무실로 올라가서 오늘 일과를 시작해본다.

(개인적으로 구석 짱박힌 자리에 주차를 하는 것을 선호한다.)



사장님과 실장님께서 일찍 나와 계셨고 메일들을 확인한 후 잠시 뒤 디자인팀, 개발팀들과 각각 회의를 진행하였다.


10시, 이제 남은 두시간 동안 제안서 출력해서 출장나갈 준비를 빡세게 해야겠다.


11시에 와이프가 일어났다는 신호를 줘서 전화를 했더니 밤새 잠을 한숨도 못잤다고 한다.


'저런, ㅉㅉ..'


그래도 혈압이 오르지 않고 속도 괜찮다는 걸 보면 다행히 술병이 나진 않았나 보다.


내가 퇴근해서 집에 갈 때까지 낮잠을 푹 자보라고 하였다.


(오전 업무중..)


11시반, 실장님께서 김밥을 사오셔서 사장님과 셋이 밥을 먹는데 속도 안좋은 마당에 계속 잔소리를 듣다보니 소화가 되지 않는다.


후딱 먹어 치우고 출장 준비 더 해야한다고 하고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


12시까지 준비를 마치고 쉬면서 와이프에게 전화를 했더니 뻗어서 자고 있는지 받지를 않는다.


(나홀로 휴식중..)


혼자서 쉬고 있는데 12시 40분에 사장님께서 내가 있는 주차장에 내려오셔서 같이 출발해보자고 한다.


뒷좌석에 앉아계신 사장님께서 웬일로 잔소리를 안하고 조용하나 싶어서 뒤를 돌아보니 주무신다..


'나이스~ 안전하게 모실테니 차라리 한숨 주무세요~^^'


덕분에 나는 출장길에 편하게 운전을 할 수 있었다.


(과천까지 운전중..)


1시반에 미리 강당에 도착해서 가져온 프린트물을 책상 위에 올려 놓고 발표석에 앉아서 노트북과 프로젝트를 세팅하는 동안 사람들이 한명씩 들어와서 인사를 나눴다.


2시, 회장님은 다른 미팅이 있어서 불참하시고 부회장님 이하 모두 모여서 스크린을 띄워 PT를 진행하였다.


20분 발표와 20분 논의를 마치고 박수를 받았고 우리 사장님께서도 별다른 말씀이 없으니 그럭저럭 성공한 PT였다고 생각한다.


사실 제안서 프린트만 준비했지 발표 준비는 제대로 못 했지만 이 정도면 나름 만족스러운 결과이다.


다음 미팅 때에는 보다 발전적인 자리가 될 수 있길 상호간 기대를 하면서 자리를 파하였다.


(사장님 모시고 다시 회사로 운전중..)


3시반, 회사에 도착해서 사장님을 내려 드리고 나는 차안에서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4시에 사무실로 돌아오니 없다.. 사장님께서..


4시가 되면 감쪽같이 사라지는 놀라운 능력자이시다.


오늘도 박부장은 열일중..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고.. 그것도 한 후에 7시가 넘어 퇴근을 했다.


(마누라에게 전화를 하면서 퇴근길 운전중..)


다행히 차가 막히지 않아 8시 전에 집에 돌아올 수 있었고 따뜻한 저녁 한상이 준비되었다.


나는 마지막 한조각 남은 감자탕으로, 와이프는 신라면 소컵으로 술한잔 시작했고 이만하면 우리 부부에게는 훌륭하다.



서로가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하루였다.


와이프는 잠을 못자서, 나는 스트레스와 속이 좋지 못해서..


오늘은 그만큼의 하루였다.


밤 10시반, 내가 블로그에 올린 사진이 잘 나오지 않아서 살짝 리터칭 해야 한다는 와이프와 안해도 된다는 나 사이에 작은 다툼이 있었는데 슬기롭게 잘 극복하였다.


아래는 다음 날 아침, 내가 와이프에게 보내준 카톡 원문이니 비슷한 문제로 다툼이 있는 경우 남편들은 참고 바랍니다~



내가 미안하오.


그대도 조금이라도 더 이쁘게 보이고 싶어하는 여자라는 것을 과한듯하오.


(사진도, 인물도..) 내 눈엔 항상 그대가 넘치도록 충~~~분히 이쁘게만 보여 그렇다는 것을 알아주길 바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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