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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기련 무소주부 Jul 04. 2023

우리 부부가 만나고 사귄지 21주년 기념일 주간~(3)

2023.4.23. 마누라의 건강은 남편이 챙겨줘야 하는 것이다.

우리 부부가 만나고 사귄지 21주년 기념일 주간이라 어제, 그제 여러 지인들에게 축하도 받고 기념일을 잘 보냈다.

Zzz......


일요일인 오늘은 7시반에 일어나서 둘다 정신을 차리고 와이프 핸드폰으로 온라인 예배를 보다가 와이프가 "본인의 핸드폰이 어디 있냐?"라고 내게 물어본다..

나이가 들면 흔히 있는 일이고 나는 그럴 때마다 "핸드폰이 냉동실에서 나오지 않으면 괜찮다."라고 일러주지만 치매가 오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마누라의 건강은 남편이 챙겨줘야 하는 것이다.

밑줄 쫙~



와이프는 언제나처럼 사과 1/4조각으로, 나는 피조개무침&숙주를 넣은 두부국으로 1차전을 개시했다.

"헛개야, 숙주야, 우리 부부의 숙취해소를 부탁해~^^"

우리 부부는 주말 내내 술을 마셔야 하고 월요일인 다음 날 술병이 나면 안되니 항상 조심해야 한다.



9시반, 상도 21편을 보면서 1차를 마치고 집에만 있으면 뭐하나 싶어서 우리 부부가 찾아간 곳은 연신내 짱구 오락실~ VR 체험 및 각종 게임들이 즐비하다.

크레이지 마운틴.. 롤러코스터를 타고 둘다 감기가 걸린 상태라 노래방에서 랩 2곡을 부르고 리듬 게임, 자동차 게임, 보글보글 게임 등 신나게 즐기고 나왔다.

지난 달에 만원 주고 만든 2만원짜리 카드엔 아직도 8,000원이나 들어 있다~!!

"완전 대박~^^"

(근처에 계신 분들께는 꼭 강추합니다~)



오락실을 나와 한적한 연신내 거리를 한바퀴 돌면서 와이프가 아이쇼핑을 하자고 하였다.

와이프가 쇼핑을 하자고 하면 그냥 닥치고 따라가면 된다.

'싫어', '피곤해', '다음에'.. 등은 여자들이 썩 좋아하는 답변이 아니니 참고하길 바란다.


11시, 집으로 돌아와 금요일에 먹다 남은 돼지갈비와 야채들로 2차전을 시작했다.

돼지갈비는 한조각씩 토치로 불맛을 내어 먹으며 일요일의 여유를 누려 본다.


'돈쭐내러 왔습니다'에서 회전 초밥편을 보는데 '어떻게 한사람이 한번에 114ps를 먹을 수 있나..' 싶고 내가 한번에 최대한 먹을 수 있는게 18ps라 치면 6끼 이상 먹을 수 있는 양이다.


12시, 와이프가 동네에서 살 것이 있다며 같이 나갔다 오자고 해서 나갔는데 알고보니 머나먼 여정이었다..

우선 집 앞 다이소에 가 내 도시락 수저통을 사고 뺑둘러 트라이에서 와이프 이너웨어를 사고 집으로 돌아오니 1시가 넘었다.


"내 이럴줄 알았으면 걸어서 안간다고 했을텐데.."

와이프가 "그럴줄 알고 일부러 내게 얘기를 안했다."라고 하니 나보다 훨씬 단수가 높은 여자 사람이다.

"니가 짱 먹어라~"

동네 곳곳에 철쭉이 만개한 것을 보니 참으로 아름답다.



1시반, 이마트에서 사온 탕수육으로 3차전을 시작해본다.

우리 부부는 둘다 먹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부득이 찍먹을 선호할 수 밖에 없다.

와이프가 가져온 야채와 파절이가 있어서 같이 곁들여 맛있게 먹었다.



2~4시까지 한숨 푹 자고 '리얼클린족욕 응암점'에 함께 가서 나혼자 족욕을 했는데 노폐물이 장난 아니게 나와서 깜짝 놀랐다.

다다음 번에는 같이 받기로 약속을 했고 노폐물 사진은 너무나도 지저분해서 차마 올릴 수가 없다.

1인 30분에 만원인데 몸속에 독소를 빼고 피로도 풀겸 한번씩 가보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


와이프는 옆에 앉아서 나를 기다리며 사장님과 담소를 나누었다.

사장님께서 우리 부부가 연인이냐며 착각을 하시길래 77년생 동갑으로 21년동안 같이 살고 있는 중이라 했더니 깜짝 놀라셨다.

이번엔 자식들도 그럼 다 키워 놨겠다고 착각을 하시길래 우리 부부는 자식이 없다고 했더니 또 한번 깜짝 놀라시면서 죄송하다고 하셨다.

우리보다 나이가 많은 분들은 부부간에 자식이 없으면 안타깝게 생각을 하고.. 우리보다 나이가 적은 부부들은 우리에게 자식이 없는 것을 마냥 부러운 눈초리로 바라본다.

이것 또한 전형적인 '세대차이'인 듯 하다..

장모님과 와이프는 쉰둥이도 있다며 지금이라도 노력을 하면 어떨까.. 내게 얘기를 하지만 나는 그 때마다 "와이프, 자식, 나.. 세명을 다 죽일 일 있냐?"라며 끝까지 만류를 하고 있다.



족욕을 마치고 망원시장 가서 닭꼬치를 사오려고 했는데 와이프가 생맥주 한잔 마시고 싶다고 해서 응암 전통주 거리로 찾아 갔다.

역전 할머니 맥주집에 가서 6,000원짜리 수제 소세지 하나와 맥주 500cc 2잔을 주문했는데 맥주만 갖다 주고 기다리고 기다려도 안주가 나오지 않는다.(4차전)

"수제 소세지라고 하더니 돼지를 잡으러 갔나.."

내 얘기에 재밌다고 와이프가 깔깔 웃는다.

카운터에 가서 도대체 우리 안주는 언제 나오는지 물어보니 주문이 들어가지 않았다~!!

어쩐지.. 다시 주문을 해서 수제 소세지와 함께 생맥주를 마셨고 1.5줄을 먹었더니 배가 터질 지경이다.

그 와중에 와이프는 500cc 2잔을 마셨다.



4시반에 나와서 다시 망원시장으로 고고씽~

오징어 젓갈 5,000원.. 두부조림 2,000원.. 대패 삼겹살 한봉지 6,000원.. 홍어무침 600g 10,000원.. 그리고 닭꼬치 5,000원.. 총 28,000원 구입 완료~!!

이 정도면 당분간 우리 부부의 안주 걱정은 없을테고 주차비 1,000원까지 3만원의 행복이다.



8시, 집으로 돌아와 닭꼬치로 5차전을 거행하였다.



9시반~10시반까지 한숨 더 자고 일어나 상도를 보며 망원시장에서 2,000원 주고 사온 두부조림으로.. 와이프는 홍어무침으로 마지막 6차전을 치뤘다.

이번 주말도 참으로 파란만장하게 잘 보냈다.


내일은 우리 부부가 사귄지 21주년 기념일로 와이프가 회사에 찾아오기로 했고 회사 근처 일식집에 가서 라멘 정식을 먹고 올 예정이고 다음 주말에도 장모님 생신과 교회 행사들이 있어 많이 바쁠 예정이다.



당신의 주말은 어떠셨나요? 혼자서든.. 둘이서든.. 자식들과 함께든 먹어보지 못한 것들, 해보지 못한 일들을 찾아서 하나씩 해보면 좋을 듯 합니다~

매번 똑같은 주말을 보낸다면 너무 식상할테니까요~^^;

항상 당신의 행복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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