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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프만 천국가면 하나님께 클레임을 걸라고 지시해둠~

2023.5.9. 사고 가해자에게 10만원 받고 합의를 해줬다.

5시반에 일어났더니 와이프가 먼저 일어나서 과일 안주로 소주 한잔 마시고 있다.


"언제 깼어?"


"한시간쯤 됐어요~"


"팔자 좋구나, 마눌~ 어여 먹고 한숨 더 자그라~"


"네에~"


나도 옆에 앉아서 같이 한잔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지만 나는.. 와이프와 함께 먹을 술과 안주 살 돈을 벌기 위해 출근을 해야 한다..


어제 하나 더 추가 주문한 차량용 목쿠션이 도착했고 와이프가 부셔놓은 면도기와 밥상 등 오늘 도착할 아이들도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여유롭게 출근 준비를 하는 중.. 누워서 잠든줄 알았던 마누라가 기신기신 일어나서 잘 다녀오라며 인사를 하길래 잘 자라고 뽀뽀 한방 날려주고 7시가 다 되어 집을 나섰다.


"잘 다녀와요~"


"그려~ 한숨 더 푹 자고 일어나면 연락해~"


21년차 부부의 흔한(?) 출근길 풍경이다..


(출근길 운전중..)


라디오 사연 중에 이름이 'ㅇ정신'인 친구 집에 전화해서 친구 엄마에게 "정신이 있어요~?" 물었더니 "정신이 나갔는데~?" 하더란다.


항상 막히는 월드컵 대교를 건너고 신도림 테크노마트를 지나면서 날씨가 좋길래 근처에 차를 세워놓고 쉬었다 갈까.. 하다가 그냥 회사 가서 쉬기로 하였다.


8시도 안되어 회사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나만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사장님께서 메신저로 자꾸만 말을 걸어오신다.


내가 출근길에 심심해할까봐 걱정이 되셨던 모양이다..


p.s. 지난 5/7일 경인고속도로에서 내 차를 들이받은 차주에게 정신적 피해보상 등 10만원으로 합의를 보자고 문자를 보내서 입금을 받아냈다.


'없던 일로 하고 그냥 조용히 넘어갈까..' 생각도 해봤지만 와이프많이 놀라게 한 것도 괘씸하고.. 어느정도 손실을 봐야 본인도 운전을 더 조심해서 하게 될거라고 생각했다.



8시반에 사무실로 들어가서 오늘의 일과를 시작해본다.


(오전 업무중..)


오늘부터 3일간 다른 업무들을 병행하면서 ㅎㅅ대학교 시스템 구축을 위한 입찰 준비를 시작했으니 나만 또 힘들어지게 생겼다.


오전 내내 입찰 공고, 과업지시서, 제안요청서를 꼼꼼하게 확인하고 입찰 담당자에게 전화해서 이것저것 물어보았으니 오후부터 제안서 작성에 착수를 해봐야겠다.


그리고 발주 기관에서 같은 사업의 일환으로 동영상 콘텐츠 제작 입찰을 올린 것도 있길래 동영상 업체 사장님께 연락해서 같이 응찰해보자고 하였다.



12시 점심 시간에 3분카레로 밥을 비벼 먹고 차에 내려가 쉬면서 와이프에게 전화를 했다.


때마침 택배들이 다 온거 같으니 와이프더러 나가서 가져와 파손된 곳 없는지 확인을 해보라고 하였다.


다행히 이상없는 튼튼한 아이였고 와이프가 너무 마음에 들어한다.


모르는 번호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고 최신 핸드폰으로 교체를 해준다고 하여 접수를 해놓고 인터넷으로 알아보니 사기라고 취소하라고 한다.


제길슨.. 당장 취소하려 전화를 했지만 1시반까지 점심 시간이란다.


'그래.. 사기도 밥들은 먹어가면서 쳐야하겠지..'


어차피 다 먹고 살려고 하는 일이니..


p.s. 취소했다가 사기가 아니라고 하길래 한번 믿고 다시 진행을 해보기로 했다.

(몇일 뒤 나는 여기서 기존에 쓰던 갤럭시노트7을 버리고 최신형 핸드폰인 갤럭시S23울트라로 갈아탔다..)




1시, 다시 사무실로 들어가서 오후 업무를 시작해본다.


(오후 업무중..)


4시에 사장님께서는 계속 나를 괴롭히다가 들어가셨고 나는 역시나 이런저런 다른 일들로 제안서 작성은 하나도 하지 못한체 4시반에 브레이크 타임을 가졌다.


오늘은 그냥 제안서 틀만 대충 잡아 놓고 내일부터 다시 혼자 회의실에 처박혀서 집중 모드로 돌입을 해봐야겠다.


5~6시에 직원들과 회의를 하고 아주 내 컴퓨터를 떼어내 회의실에 옮겨 둔 다음 7시를 가득 채우고 퇴근을 했다.


(마누라와 통화하면서 퇴근길 운전중..)


통화중에 갑자기 장난기가 발동해서 말아톤의 대사를 따라 해줬더니 와이프가 웃는다.


(나는 와이프를 웃게 만들어 주는 사명을 띄고 이 땅에 태어났다고 생각하는 1인이다.)


"서.방.님.에.겐~ 장.애.가 있.어.요~"


"무슨 장애?"


"성격 장애~"


"ㅎㅎㅎ~~~"


내가 좀 까칠하고 욱하는 성격이라 뭐, 틀린 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동네 마트에서 우리 부부의 생필품인 소주 8팩을 사서 집으로 들어오니 8시가 되었다.


오늘의 저녁 한상으로 나는 오꼬노미야끼를, 와이프는 송화버섯 구이.. 사이드는 샐러드로 시작해본다.


내가 가쓰오부시를 좋아해서 많이 넣어 달라고 했더니 집에 사둔 가쓰오부시를 가져와 아예 내용물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가득 부워주는 고마운 마누라이다.


"사랑해, 꼭 맛있는거 해줘서만은 아니고~♥"


"맛있게 드세요~♥"


우스갯소리로 마누라가 이쁘면 1년.. 몸매가 좋으면 3년.. 음식을 잘 해주면 평생 간다는 얘기가 있다.


나는 와이프에게 더도말고 덜도말고 150살까지만 행복하게 잘 살다 가자고 주입식 교육을 하고 있는 중이다.


그 다음 천국에서든.. 다음 생에서든 다시 만나는 것으로~


나는 지옥에 떨어졌는데 와이프만 천국에 가게 된다면 하나님께 클레임을 걸라는 치밀한 계획까지 세워 놓았다.


"그때는 하나님께 이렇게 얘기해..  '하나님, 줬다가 뺐어 가시는게 어딨냐고.. 내가 A/S할테니 1+1 행사로 돌려 달라~'라고.."


"ㅎㅎㅎ~~~"


그러면 하나님께서 감동을 받으시고 나를 지옥에서 꺼내주실 거니 이 정도면 빅피쳐다.



한번 지나갔다고 생각했던 오십견이 또다시 찾아온 것 같아서 와이프가 오른쪽 어깨에 한방 파스를 붙여 주었다.


"빨리 나아요~^^"


"그래 고마워~^^"


'마누라의 사랑'이 듬뿍 담긴 파스를 붙여 놨으니 이제 곧 낫겠지.. 하고 생각을 해본다.


11시, 오늘도 '행복'이란 두 글자를 생각하며 잠을 청한다.



오늘 하루도 고생하셨습니다.


당신의 하루하루도 우리 부부처럼 행복하길 바라며, 혹시 지금은 비록 조금  행복하다고 느껴진다 노력을 통해 앞으로는 훨씬 더 행복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어리석은 자는 멀리서 행복을 찾고, 현명한 자는 자신의 발치에서 행복을 키워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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