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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회의실 짱박혀서 입찰준비ing~ 3일간 야근(1)

2023.5.10. 매달 10일은 내게 월급 없는 월급날이다.

2023.5.10일.. 매달 10일은 내게 월급 없는 월급날이다.


적자를 막기 위해 보름 전에 미리 월급을 당겨 받아서 매달 25일에 두달치씩 미납중인 각종 공과금, 보험료, 관리비와 기타 카드값, 대출금 등을 납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업자 대출 받아서 그동안은 자력으로 적자를 막아 왔으나 그마저도 바닥나서 이번 달부터는 회사에 손을 벌려야 할 판국이다.


지난 번에 억대 입찰을 따낸 일로 천만원을 인센티브를 요청해서 받기로 한 것이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지만 언제, 어떻게 줄지 아직 모르는 일이다.(프로젝트 기간이 2023/2/13~2023/11/15일까지이니..)



새벽 4시에 모기한테 물려서 잠을 설치고 6시에 일어났더니 와이프가 먼저 일어나 있었다.


"잘 잤어? 왜 이렇게 일찍 일어났어?"


"그냥 새벽부터 계속 잠이 좀 깼어요. 이따가 더 잘거에요~"


"이따가 에프킬라랑 모기 물린데 바르는 약 좀 사다줘~"


"에프킬라 식탁에 2개나 있는데요?"


"그렇게 찾아도 안보이던데 거기 있었구먼~"


나도 모기 때문에 잠을 설친 얘기를 해주고 오늘 교회갈 때 모기약 좀 집에 실컷 뿌려달라 했다.


7시가 넘어 와이프의 배웅을 받으며 회사로 출발해서 도착할 때까지 함께 통화를 하였다.


p.s. 차량용 방향제로 싸고 괜찮아보이는 녀석이 눈에 띄어서 구매했다.



회사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좀 쉬었다가 8시반에 사무실로 들어가서 오늘의 일과를 시작해본다.


사장님과 한참 회의를 마치고 나혼자 회의실에 짱박혀서 입찰 준비ing~




(오전 업무중..)


메일, 전화 업무에 시간을 많이 뺐겨서 진도가 잘 나가질 않는데 이러다가 또 자연스럽게 야근으로 이어지는 시스템이다.


사장님과 실장님께서 준비할 것들을 나눠 드렸으니 내 일만 하면 되는데 도무지 다른 오만가지 일들로 집중할 수가 없다.


12시 점심 시간에 3분 카레로 밥을 비벼 먹고 차에 내려가 쉬면서 와이프에게 전화를 했더니 1시 성가대 연습을 하러 교회에 걸어가는 중이라 한다.


와이프에게 미리 오늘과 내일은 늦게 들어갈 것이라고 해놨다.


와이프가 남편 퇴근 시간에 맞춰 집에서 저녁 식사를 준비하는 가정주부라면 '늦으면 늦는다고.. 빠르면 빨리 들어간다고..' 사전에 일러줘야 한다.


※그래야 뒷탈이 없다.


'삼쩜삼'이란 곳에서 5/31일까지 예상 환급금을 조회하라고 해서 해봤더니 환급금은 커녕 종합소득세 35만원을 내고 신고 대행료 9만원을 달라고 한다.


실장님께 말씀드리고 담당 세무사에게 알아보니 이런 서비스 이용하지 말라고 한다.


'이런 미친X들.. 니들 줄 돈 없다~!!'



1시, 와이프는 교회에서 성가대 연습중이고 나도 사무실로 들어가서 오후 일과를 시작해본다.


'과연 박부장은 오후 업무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인가..'


그것이 알고 싶다..


도식이나 각종 이미지는 디자이너들에게 맡기고 나는 오직 한글문서로 제안서만 만들어 나갔다.


4시에 잠시 나와 브레이크 타임을 가졌고 이제 마칠 때까지 다시 집중 모드로 들어갔다.


p.s. 디저트로 백종원표 '빽다방 바니바닐라 블랙커피'가 새로 나와 1+1으로 구매했다.


(오후 업무중..)




5시반~6시반, 직원들과 회의를 하고 오늘과 내일은 일찍 들어가는 것은 포기하고 그냥 맘편히 8시까지만 야근을 하기로 했다.


"젠 to the 장이다~!!"


6시반, 잠시 셨다가 들어가서 8시까지 컴퓨터 곁을 떠나지 않으리~


8시 퇴근..은 개뿔~ 9시 꼬박 채우고 퇴근을 했는데도 아직 진행률이 30%도 되지가 않으니 내일도 야근이 예상된다.


(마누라와 통화를 하면서 퇴근길 운전중..)


"까칠한 마누라가 기다리고 있어요~ 양보 부탁드립니다~"


늦은 시간이라 차가 안막히다보니 20분도 안걸려서 13km를 달려 왔고 집에 도착하니 9시반이 조금 넘었다.




저녁 한상으로 나는 미리 주문한대로 짜장면 1/2인분을, 와이프는 송화버섯 구이로 시작했고 샐러드는 우리 부부의 공용 사이드 메뉴로 짜장면 먹을 때 단무지 대신이라고 보면 된다.


따뜻한 집에서 사랑하는 아내와 맛있는 술과 안주를 즐길 수 있으니 고된 하루였지만 이정도면 됐다.


나나 와이프나 둘다 명품을 바라지도.. 뭔가 비싼 술안주도 바라지 않고 오로지 서로 함께 있으면 그 뿐이다.


집과 술과 안주는 거들 뿐 진짜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는 이 순간이다.


12시까지 잘 먹고 "이제는 우리가 자보아야 할 시간~ 다음에 다시 만나요~^^"


p.s. 전에 쓰던 밥상이 오래 쓰다보니 다리가 몇번 부러져 땜빵을 하다가 어제 13,000원 주고 새로 하나 장만을 했다.



Hump day.. 일주일 중 가장 힘들다는 수요일 하루.. 고생 많으셨습니다.


지구 당장은 힘들지라도 웃을 수 있는 그 날을 꿈꾸며 화이팅 하시길 바랍니다~~^^


*hump day 오픈 사전

1. 낙타 혹 hump의 중간의 가장 높은 부분을 일주일의 중간인 수요일에 빗댄 말.

2. 근무일 중 딱 중간인 Wednesday(수요일)를 말한다. hump는 낙타 등의 혹, 툭 솟아오른 곳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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