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마누라와 함께 울산으로 1박2일 출장을 떠나다

2022.6.17~18. 36시간동안 힘들었지만 평생 잊지못할 값진 여행


마누라와 함께 울산으로 1박2일 출장을 떠나다

32화, 2022.6.17~18. 36시간동안 힘들었지만 평생 잊지 못할 값진 여행이었다..


울산 여행 1일차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울산의 거래처 대표님과의 긴급한 협상을 타결하기 위해 내려가는 자리이다.


계속해서 이것 좀 더 해달라, 저것 좀 더 해달라고 요청하는 거래처 대표님과 무상으로 추가적인 작업을 이제 더는 못 해주겠다고 담판을 짓고 와야만 하는 나..


골치 아프고 어려운 일이지만 미리 비장의 무기인 최상의 시나리오를 준비해놨기 때문에 편안한 마음으로 길을 나섰다.


집에서 회사까지 1시간, 다시 회사에서 울산까지 6시간.. 도합 7시간 운전이 예상된다.


와이프와 함께 집에서 7시 20분에 출발해서 아침 식사로 참치마요 김밥 한줄을 먹고 8시반에 회사 도착, 9시반까지 사장님과 회의~급한 업무들을 처리 후 9시 50분에 울산으로 출발~


11시 50분에 식사를 하려고 첫번째로 충주 휴게소에 들려 나는 소세지 꼬치 하나를 4,500원에, 와이프는 회오리 감자 하나를 3,500원에 구매하여 맛있게 먹었다.

이것이 우리 부부의 점심 식사인 것이다..



점심 먹고 운전을 하다가 잠이 좀 오는 듯 하여 1시반에 두번째로 낙동강의성 휴게소에 들려 쉬게 되었다.


'자이언트 자판기'라는 것이 있길래 187.7cm 장신인 내가 한번 윗쪽 버튼을 눌러보려 했는데 아쉬운 차이로 실패했다.


'나중에 이거 성공한 사람들 사진을 좀 찾아봐야지..' 하고 생각해봤다..



가지고 간 물이 미지근해져 시원한 얼음물을 마시고 싶어서 3시반에 세번째 경주 휴게소를 들러 얼음컵 하나를 1,000원에 구매했다.


드디어 4시에 미리 검색해둔 미팅 장소 근처에 괜찮은 모텔을 7만원에 1박 계산을 한 후 차에서 짐만 방으로 올려주고 나는 미팅을 하러 다시 길을 나섰다.


800m 거리라 금방 도착해서 주차를 하고 업체 대표님께 전화를 드렸더니 1층 로비로 와서 미팅을 갖자고 하신다.


그렇게 4시부터 시작된 미팅이 단 한차례 브레이크 타임 없이 거의 3시간만인 7시가 다 되어서야 끝이났고 같이 저녁 식사를 하자는 거래처 대표님의 제안을 가까스로 뿌리치고 나왔다.


협상 결과는 거래처 대표님께서 추가 요청이 10개가 있다면 덜 중요한 8개를 포기시키고 꼭 필요한 2개만 해주기로 타협을 하였다.

미리 준비해둔 시나리오 그대로이다..


우리 사장님께 전화를 드려서 최종 보고를 마치고 이제 숙소로 들어간다는 나의 전화에 와이프가 고생 많았다고 위로를 해준다.



오늘의 마지막 일정은 9시경 울산에서 학원 운영과 강사일을 하고 있는 형님을 만나서 맛있는 저녁 식사를 얻어 먹으면 끝이다.


원래 형님이 내가 있는 쪽으로 오실 예정이었으나 학원이 10시에 마치는데 나 때문에 9시에 나오겠다는 형님을 위해 우리가 택시를 타고 넘어가 보기로 했다.


9시 10분, 형님과 형수님을 만나서 1차로 '송가 꼬들목살' 맛집에 가서 꼬들목살 3인분과 계란찜을 먹고 2차로 로바다야끼인 경아식당에 가서 어묵 모둠 나베와 새우, 염통 꼬치를 시켜 먹다가 지인 찬스로 명란구이 삼합을 서비스로 받아 함께 먹었다.


예전에 같이 서울에 있을 때에는 와이프와 함께 자주 만나서 함께 술을 마시던 형님이었는데 학원 운영을 위해 울산으로 내려가신 후에 대략 5년전 마지막으로 술을 마시고 정말 오랜만에 회포를 푸는 자리였다.


그동안 살이 많이 빠진 나에 대한 걱정어린 이야기부터 형님께서 코로나로 학원 운영이 힘들었던 이야기, 강사가 된 이야기 등 서로가 그동안 살아왔던 얘기들을 나누다 보니 어느덧 새벽 1시가 넘어 버렸다.


다음 번에는 우리 집으로 모시겠다는 얘기를 끝으로 자리를 파하기로 하고 형님이 불러준 택시를 타고 우리의 숙소로 돌아왔다.


새벽 2시, 뒤풀이를 즐기며 조금 더 시간을 보내다 잠을 청해본다.


7시간 운전, 3시간 미팅으로 힘들었던 하루였지만 오랜만에 반가운 사람들과 좋은 시간을 보낸 하루였다..

Zzz......



1차 송가 꼬들목살



2차 로바다야끼인 경아식당





울산 여행 2일차


나는 새벽 3시에, 와이프는 4시에 잠을 잤다가 둘다 5시반에 깨서 요즘 와이프가 흠뻑 빠져 있는 '아내의 유혹'을 함께 보며, 어제의 즐거웠던 이야기들을 나누며 토요일 하루를 시작해 본다.


우리 집 아니라고 밤새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어놓고 잤더니 추워서 둘다 일찍 깬 것이다.


서울로 가는 길에 피곤하면 휴게소에서 좀 셔야겠다.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니 그나마 조금은 피로가 풀리는 듯 하다.



오늘의 코스를 계획해본다.


1)대왕암에 가서 바다를 보며 출렁다리를 걸어서 건너고(Clear)


2)간절곶(느리게 가는 거북이 우체통)을 잠시 들리고(Pass)


3)친한 형님께 작별 인사 겸 어제 실컷 얻어먹은 답례품으로 던킨도너츠를 포장해서 형님이 운영하시는 학원에 투척하고(Clear) 


4)양가 부모님댁에 선물로 드리기 위해 울산 특산품인 복순도가 스파클링 막걸리를 구매하여 (Pass)


5)조금이라도 빨리 서울로 올라가는 코스이다.(Clear)


※ 충주에서 살고 있는 친구가 건강이 많이 안좋아져서 장애인 수급 판정을 받았다기에 들렀다가 서울로 올라가려 했는데 도통 연락이 되질 않아서 코스를 다른 곳으로 돌렸다.


1) 모텔에서 짐정리를 마치는대로 8시반에 나와서 울산 관광지 명소인 대왕암공원 출렁다리 데이트코스를 다녀왔다.


한번쯤은 꼭 가볼만한 곳이다. 바닥 철판 밑으로 바다가 시원하게 내려다 보인다.


아쉽게도 와이프가 고소공포증이 있어서 다섯 계단을 내려간 것으로 만족하고 나홀로 반대편까지 건너 갔다가 다시 되돌아 왔다.


다리를 왔다갔다 할 때는 몰랐는데 다시 돌아 나오니 약간 어질어질한 느낌이 드는 것은.. 아무래도 나이 탓인가 보다..



차로 돌아가면서 우거진 나무들이 많길래 주변에 사람들이 없을 때 마스크를 벗고 울산의 공기를 흠뻑 마셔보니 서울에서는 느낄 수 없는 신선함이 느껴졌다.


'이것이 피톤치드인가..'


이런 느낌은 서울에서 느낄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하니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암튼  마누라를 데리고 울산에 왔는데 바다는 같이 한번 봐야겠다고 생각을 해보았는데 역시나 잘 온 것 같다.




2)간절곶(느리게 가는 거북이 우체통)을 잠시 들리고

-> 이건 와이프가 패스 요청을 했고 시간 상으로도 애매해서 아쉽지만 다음 기회에~

대신 인터넷에서 검색해서 마누라에게 간절곶 사진을 찾아 보여주었다.



4)양가 부모님댁에 선물로 드리기 위해 울산 특산품인 복순도가 스파클링 막걸리를 구매하여

-> 추후 인터넷으로 구매를 하기로 하고 대신 대왕암에서 3km 근처에 위치한 '동울산종합시장'으로 가서 장을 보기로 했다.


10시반, 시장에 도착해서 보니 생각보다 규모가 너무 작았고 마땅히 사 올 만한 것이 없어서 그냥 내가 점심 식사로 먹을 김밥만 두줄 포장하고 와이프가 많이 더워하길래 얼른 다시 차로 돌아갈 수 밖에 없었다.


다음 코스로 넘어가면서 아점으로 김밥 한줄을 먹어치웠다.


방금 전에 갓지은 밥으로 싸주셔서 따끈따끈하게 아주 맛있게 잘 먹었다.


가는 길에 교회 아래층에 술집이 있는 놀라운 광경을 보고 사진을 찍어 보았다.


※ 김밥 한줄 4,000원


※ 시장 근처 알뜰 주유소에서 5만원 주유




3)친한 형님께 작별 인사 겸 어제 실컷 얻어먹은 답례품으로 던킨도너츠를 포장해서 형님이 운영하시는 학원에 투척 


11시반, 도착해서 던킨도너츠를 사고 근처 약국에 들러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아침 10시부터 저녁 10시까지 일을 하시는 형님과 형수님이 피곤해 할까봐 피로회복제도 한박스 구매를 하였다.


학원으로 올라가서 학원 구경도 하고 형님과 마지막 작별 인사를 나눴는데 아쉽게도 형수님은 오전에 바쁜 일로 자리를 비우셔서 안부를 전해주시는 걸로 대신하였다.


우리가 가는 길까지 배웅해주신 형님께 다시한번 감사의 인사를..


-> 차를 땡볕에 주차를 해놨고 너무나도 더운 날씨에 에어컨을 틀어놓아도 뜨거운 바람이 나온다. 창문까지 활짝 열어두고 서둘러 다음 코스로 이동했다.




5)조금이라도 빨리 서울로 올라가는 코스


12시 5분, 드디어 서울을 향해 출발했다.


출발 전에 와이프가 기필코 휴게소에서 점심 식사로 우동을 사먹어야 한다고 해서 그럼 2시경에 휴게소에 들리기로 하고 나도 와이프에게 차안에 있던 30분 주차 할인권을 건네주면서 "나도 힘들고 빠르게 서울로 올라가서 쉬어야 하니 앞으로 30시간 동안 내가 속도를 좀 올리더라도 좀 봐달라~"고 미리 선언을 해두었다.


와이프도 "집에 과속딱지 날아오게 하지 말고 앞차와의 안전 거리를 유지해달라~" 2가지 협상 카드를 내밀며 우리 부부의 임인년(2022년) 울산 조약이 극적으로 타결 되었다.


목적지까지 382km


그럼 슬슬 엔진을 켜고 휴게소까지 앞으로 2시간 동안 얼마나 많이 갈 수 있을지 게임을 시작하지..



2시, 대략 150km 정도 달려온 것 같다.


차도 좀 쉬게 할 겸 낙동강 휴게소에 들려 와이프는 약속된 유부우동(5,500원)을.. 나는 아침에 시장에서 산 김밥 한줄로 점심 식사를 했다.


비싸기도 하지만 오래 전에 휴게소 자장면을 먹고 다시는 안사먹겠다고 다짐을 한 나다.


김밥 하나에 와이프가 먹고 있던 유부와 우동을 곁들여 같이 먹으니 또다른 맛이 난다.


메뉴판을 둘러보니 세상에.. 자장면이 5,500원, 소고기 라면이 6,500원, 왕만두 떡국이 무려 8,50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와우~ 여기는 휴게소인가, 고급 레스토랑인가..'


소고기 라면이 6,500원이면 횡성 한우가 한 100g 정도 들어가 있다는 것인가..


이래서 내가 휴게소에서 밥을 먹지 않는 것이다.




다시 열심히 달리고 4시에 어쩌면 마지막 휴게소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마장 프리미엄 휴게소에 들려 잠시 쉬었다가 다시 도로에 올랐다.


서울에 가까워질수록 차가 많아지고.. 서울에 들어서면 차가 더 많이 막힐 것이다.


자동차 네비와 핸드폰 네비가 서로 자신이 골라준 길이 더 빠를 것이라며 우기고 있다.


핸드폰 네비는 내게 닥치고 구미~남양주를 지나 국민대~북악터널~불광역 쪽으로 가라고 한다.


자동차 네비는 자신이 골라준 길이 핸드폰 네비가 골라준 길보다 한시간 더 빠르게 도착할 것이고 봐라, 거리도 10km나 더 짧지 않느냐며 유혹을 하고 있다.


* 핸드폰 네비 도착 시간 : 6시 35분

* 자동차 네비 도착 시간 : 5시 35분


어차피 지금은 어느 쪽으로 가도 막힐 것은 뻔할 것이니 자동차 네비가 골라준 3번국도로 과천 서울 대학교를 거쳐 강변북로~성산대교~월드컵 경기장 쪽으로 가는 길을 택하였다.


'아뿔싸.. 막힌다. 많이 막힌다..'


자동차 네비 도착 시간이 점점 더 늦어지기 시작하더니 결국 도착 시간 7시 10분으로 늘어났고 약속을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며 나를 배신한다.


"와~ 섭섭하네~"


특히 강변북로로 합류하기 전 몇km는 거의 죽음이었다.


차는 달리라고 있는 것인데 차가 도로 위에 서있다.


'여기는 도로인가, 주차장인가..'


어제 8시간 운전을 하고 곧바로 3시간 미팅을 하고 잠을 3시간 밖에 못 잤더니 이제는 내가 슬슬 정신줄을 놓으려 하나보다.


정신줄을 놓치고 골로 가던지, 정신줄을 부여잡고 집으로 가던지.. 이제부터는 정신력 싸움, 곧 나와의 싸움이다.


결국 강변북로 합류하는 데에만 거의 한시간이 걸렸고 나머지 집까지 또 한시간이 더 걸려 집 근처에 도착하였다.


오늘 내일 먹을 곱창 볶음을 포장하고 집근처 마트에서 장을 보고 결국 7시에 집 도착..


'하아.. 집에는 무사히 돌아왔다.'


대충 정리를 마치고 곱창에 소주 한잔 마시고 10시쯤 뻗어 버렸다.


(와이프는 새벽 2시반에 뻗었다고 한다.)


P.S. 다른 집 남편분들도 지방 출장 땐 마누라와 함께 다녀오시죠~^^?





울산 여행 후 뒷풀이


2022. 6. 19. 망원시장을 다녀오다.


7시 기상. 

어제 울산에서 사온 막걸리 맛이 궁금해서 아침부터 한잔 맛을 보니 썩 괜찮다.

와이프도 8시 조금 넘어 일어나서 합류를 한다.

사실 혼자서 심심 했었는데 고마워 마눌~

어제까지의 여독이 덜 풀려서인지 둘다 비리비리하다.

결국 먹다가 2시쯤 둘다 뻗어 버렸다.


기신기신 5시반에 일어나서 울산 시장에서 못다이룬 꿈을 망원시장에서 찾아 보고자 길을 나섰다.

와우~ 크다, 시장이..

이정도면 됐다. 울산에서 못 다 이룬 꿈을 여기서 펼칠 수 있겠구나..

시장 끝에서 끝까지 모두 둘러보면서 구입할 목록을 정리한다.

양가 부모님댁에 보내드릴 막걸리에 걸맞는 홍어 무침과 와이프가 좋아하는 열무김치.. 그리고 내가 먹을 족발을 사서 집으로 돌아왔으니 오늘 하루~이번 주중의 술안주는 이것으로 됐다.

월요일인 내일 다시 일할 것을 생각하면 족발 조금 먹고 일찍 잠이나 자봐야겠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