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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기념일에 이렇게 하면 마누라를 화나게 할 수 있다

47화, 2022.8.21. 반면교사 삼으셔서 행복한 결혼기념일 보내시길


47화, 2022.8.21. 반면교사 삼으셔서 행복한 결혼 기념일 보내시길..

무자식 소식러 주당 부부의 결혼 기념일 이야기~


P.S. 막상 글을 써놓고 몇 번이나 다시 읽었더니 내가 봐도 어이가 없다.. 마누라, 미안하고 사랑해~ 그리고 아직 살아있게 해줘서 고마워~

*참고로 나는 마누라에게 기념일에 잘 챙겨주기 보다 평소에 잘 해주는 편이라 살아남은 것이다.


오늘은 우리 부부의 12번째 결혼 기념일이고.. 같이 산지는 벌써 20년째이다.

어제 오늘 남편이 한 일들을 한번 살펴보자.

*글쓴이인 내가 바로 그 못난 남편이다..


1. 전야제 : 마누라와 함께 낮에도 술을 마시다 혼자서 뻗어 자고, 밤에도 술을 마시다 혼자서 뻗어 자고 했다.

-> 토요일인 어제 솔직히 말하자면 언제, 왜, 어떻게 뻗어서 자버렸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2. 선물 : 없다. "준비를 못해 미안하다, 마눌~ 그냥 내가 당신 선물인 셈 치도록 하자~"라고 했다.

-> 마누라를 사랑하는 마음을 담은 약소한 선물이나마 준비를 했어야 했다.


3. 당일 아침 : 전날 일찍 잔 덕분에 나홀로 잠을 잘 잤고 7시반에 잠에서 깼으나 마누라님은 오후 1시가 되어 일어났다. 그 사이 갑자기 김치찌개가 먹고 싶어져 비비고 김치찌개를 사와서 나혼자 소주를 마셨다.

-> 마누라님은 어제 나 때문에 화가 많이 나서 아마도 밤늦게까지 혼자 술을 마시다가 늦게 주무신 모양이니 스스로 기침을 하실 때까지 가만히 놔두기로 했다. 이럴 때 자칫 잘못 건들면 사나운 맹수가 되어 나를 물거나 헤칠 수도 있으니 말이다.

*처음 연애 초반에 '토끼'인 줄 알았던 마누라는 '고양이 > 삵 > 호랑이로 진화하는 능력'을 가지고 계신다.



4. 당일 오후 : 1시가 되어 기침을 하신 우리 마나님, 사과와 천도 복숭아를 가지고 와서 술자리에 합류했다. 3~5시까지 또 한 차례 낮잠을 자다가 밖에 나가서 결혼 기념일 자축 파티(?)를 하고 오기로 했다.

-> 집근처 투다리, 생맥주 500cc, 소주 한병을 주문했고 닭꼬치 하나를 시켰더니 5개 꼬치가 나왔는데 두당 1개씩만 안주로 먹고 남은 닭꼬치 3개를 포장해서 집으로 돌아왔다.

*닭꼬치 5개를 이틀간 세번에 나눠 먹었으니 참 많이 먹지 못하는 소식러인 우리 부부이다.


5. 당일 저녁 : 집으로 돌아와 포장해온 닭꼬치 1개로 가볍게 한잔 더하다가 또 일찍 뻗어서 잠을 청하려 했더니 결혼 기념일에 잠만 잔다고 화가 많이 나신 마누라님께서 참다참다 드디어 폭발을 하셨다.

-> 이번 한주간 너무 일도 많았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아 힘들어서 그런지 계속 잠만 쏟아지고.. 나는 어쨌든 지금 잠을 자지 않으면 죽을 것만 같았다.

"여보 미안해, 난 자야겠어~ ㅠㅠ"

그리곤 블랙아웃..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나.. 내일 살아남을 수 있을까..'


To be continued.


https://brunch.co.kr/@af414d9aef7b470/368


https://brunch.co.kr/@af414d9aef7b470/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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