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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결혼 기념일을 못챙겨줘서 토라진 마누라 달래주기~

48화, 2022. 8. 22. 퇴근길에 꽃 한송이를 사다주다.


48화, 2022. 8. 22. 어제 결혼 기념일을 제대로 못챙겨줘서 토라진 마누라 달래주기 : 퇴근길에 보카시 장미꽃 한송이를 사다주다.

무자식 소식러 주당 부부의 결혼 기념일 이야기2



아침에 처가댁 단톡방을 보니 처남 형님께서 코로나 확진자가 되셨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메시지를 보내 드렸다.


《형님, 몸조리 잘 하시고 빠른 쾌유를 위해 기도 드리겠습니다. 어제 제가 와이프에게 결혼 기념일에 하루종일 잠만 자는 대죄를 짓고야 말았습니다. 오늘 집에 가서 석고대죄를 청할 예정인데 불쌍한 저를 위해서도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ㅜㅜ》


마누라에게도 전화를 하여 나의 미안한 마음을 전달하고 속상했던 마음도 잘 풀어 주었다.

곧바로 이해를 해주니 참 이해심 넓은 마누라다.


어제 제대로 못챙겨준 결혼 기념일 대신 이번 추석에 여행을 가서 내가 직접 라면도 끓여주고.. 커피도 타주고.. 풀 서비스 해주기로 약속을 하였다.




(오전 업무중..)


사장님과 실장님께서 지난 한주간 강원도에 가셨다가 복귀를 하셨고.. 아침에 한시간 동안 회의를 마친 뒤 월요일 오전 업무를 시작했다.


내일 관공서 미팅을 위한 준비 작업들은 지난주에 거의 다 마무리 해둬서 이번 한주는 여유가 좀 있는 편이다.


평소에 군것질을 안하는 내가 사무실에 비치된 '옛날 도나스'를 보고 추억이 샘솟아 1/3 조각 먹고 곧 점심 시간이 되어 밥을 먹었더니 곧바로 다 토해내고 말았다.

마누라와 함께 소식하다 보니 혼자 라면 하나를 먹기 힘들 정도로 위가 작아져 버렸고 적당량보다 초과하여 먹으면 곧바로 탈이 나고야 만다.


이럴거면 밥을 왜 먹은 것인지 허무했으나 차라리 더부륵했던 속은 좀 편안해진 듯 하다.


마누라에게 전화를 해서 "오늘 내가 속이 안좋아서 저녁에는 속풀이용으로 국물을 뜨고 싶으니 오뎅탕을 맛있게 끓여 달라"고 요청을 해두었다.


(오후 업무중..)


4시반, 마누라에게 전화를 해보니 여전히 낮잠 중이어서 한시간 뒤에 깨워 줄테니 어서 잠을 더 자라 하고 얼른 끊어주었다.


(퇴근..)


7시, 업무를 종료하고 회사 근처 꽃집을 찾아가 '세상에서 제일 예쁜 장미꽃 한송이'를 포장해서 집으로 출발~


배고프니 빨리 오라며 성질을 부리는 마누라에게 이따가 선물로 꽃을 사오느라 늦었다고 사진을 찍어서 보내줬더니 성질을 가라앉히고 처가댁 단톡방에다 자랑질을 하고 계신다.


이래서 '여자는 남자하기 나름'인 것이다.




8시, 집으로 돌아와 꽃을 전해주고 '결혼 기념일을 못챙겨줘서 토라진 마누라 달래주기' 미션완료!!


얼른 씻고 나와서 저녁 한상을 마주 하였고 미리 요청한대로 마누라가 오뎅탕을 맛있게 끓여주어 한입 먹어본 순간..


맵찔이인 내 입맛엔 너무 맵게 되었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맛있게 먹어줘야지..


오늘은 음식 투정을 하였다간 내가 불리한 상황이니 '이럴 때는 그냥 닥치고 맛있게 먹어주는 것이 내게 이로운 이치'이다.


여기서 잠깐, 나와 마누라가 간장에 와사비를 풀어서 먹는 비율을 공개한다.

아래 우측 사진 중 왼쪽이 내가 먹는 수준이고 오른쪽에 보이는 공포의 국물이 마누라가 타먹는 수준이다.

심지어 과거보다 많이 약하게 먹는 것이 이 정도인데 나는 이게 과연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수준인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10시가 다 되어 가는데 오늘은 마누라가 많이 피곤하다 해서 오뎅탕은 1/3쯤 먹다가 그만 먹기로 하고 어제 호프집에서 가져온 닭꼬치 2개를 마지막 안주로 11시쯤 월요일 하루를 마무리 해본다.

닭꼬치 5개를 이틀간 세번에 나눠 먹는 우린 소식러 부부이다.


오늘은 비록 꽃 한송이로 마누라를 잘 달래어 주었지만 '다음부터는 기념일에도 지금보다 신경을 더 많이 써줘야겠다'라고 생각하는 하루였다.


P.S. 부부나 커플간에 곧 다가올 기념일이 있다면 부디 잘 준비하시어 행복한 날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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