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누라 탐구 생활 13화
이번 편은 그닥 재미 위주의 글은 아니고 마누라의 현명한 처사에 관한 이야기이다.
보통의 다른 집 마누라들은 남자들이 큰 잘못을 저지르게 되면 그 자리에서 레드카드를 받게 되는 케이스가 많을 것이다.
나는 참 다행인 것은 '마누라의 삼세번'이라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이 말인즉슨 내가 저지른 동일한 잘못을 세번까지는 봐주겠으나 그 다음에는 얄짤없이 끝장을 보겠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마누라의 이 말에 참으로 감동을 받았다.
이는 삼진 아웃과 비슷한 방식으로 앞서 내가 참 다행이라고 했지만 사실은 내겐 더 무서운 일이었다.
야구에서 어느 타자가 투 스트라이크까진 아웃이 아니라고 하니 두번은 실수를 하고 세번째나 잘 쳐보자고 하는 타자가 있으리오.
나또한 마찬가지로 아예 한번의 실수도 하지 않으려고 노력을 하고 있는 중이다.
대개의 남자들 습성에는 마누라 몰래 돈을 주고 다른 여자를 사거나 바람을 피워 보고자 하는 마음이 있는 것 같다.
나 또한 남자로 태어났으니 한번도 이런 생각이 없었다는 것은 거짓말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아예 이런 마음의 싹을 잘라 내기로 했다.
일시적인 쾌락과 내가 이룬 가정, 즉 부부생활의 행복 중 후자를 선택하자는 것이다.
우리 나라의 거의 모든 남편들은 결혼식장에서 주례사로부터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될 때까지 서로 아끼고 사랑할 것을 약속하는가?"라는 질문에 모두가 자신있게 "네!!"라고 대답하고 결혼을 한다.
나는 초심을 잃지 않는 것을 대단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다른 남편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는 내게 중요한 일이 아니라 나로 인해 내 마누라가 지금 행복하게 잘 살고 있는지가 나한테는 가장 중요한 일이다.
그래서 가끔 마누라에게 물어본다.
당신, 지금 행복한지, 무슨 걱정이나 근심이 없는지를 말이다.
그러면 항상 돌아오는 대답은 "나 지금 너무 행복해~ 다시 태어나도 당신과 결혼할거야~"라는 대답이다.
그러면 된거다. 비록 돈이 없어서 호강은 못 시켜 주어도 적어도 우리 부부가 다른 이들을 부러워하지 않고 서로 마음만은 부자로 살면 되는 것 아니겠는가..
'마누라의 삼세번'은 내가 봤을 때 참 현명한 처사인 듯 하다.
이를 통해 내가 '두번은 괜찮아~'가 아닌 한번의 실수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