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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누라와 운전면허

내 마누라 탐구 생활 15화

나의 마누라는 아직까지도 운전면허가 없다.



나를 만난 해였던 2002년에 운전면허를 따기 위해 학원을 다니고 있었지만 우리나라에서 월드컵이 개최가 되어서 여기저기 축구 경기를 응원하러 다니다가 학원을 제대로 나가지 못하게 되었고 결국 면허를 포기하게 되었다.



당시 처가댁 부모님들께서는 마누라가 운전면허를 따게 되면 원하는 차가 무엇이든 다 사주겠다고 했었는데도 안 땄다.



나 같으면 기를 써서라도 면허를 따서 내가 원하는 스포츠카를 사달라고 떼라도 썼을텐데 참 대단하다. 앞서도 말했듯이 마누라는 고양이과다.



무엇이든 본인이 원하는 것이 아니면 안한다. 후회나 원망 따위는 없다. 그냥 안내키면 안하는거다.



착각인지 모르겠지만 가끔은 이런 마누라의 시크함이 멋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남들이 뭐라고 하든 신경쓰지 않고 오로지 1차원적으로 본인의 감정에 따라서만 반응과 행동을 하면서 살고 있는 솔직한 모습이 말이다.




운전면허 관련하여 내 책에서 다루었던 이야기가 있다 .



마누라가 운전면허를 따겠다고 도로 주행 연수를 시켜 달라고 한다면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나는 가급적이면 하지 말라고 당부하고 싶다.



나는 마누라에게 도로 주행 연수를 직접 시켜 주지는 않았지만 오래전에 나의 어머니께 연수를 시켜드린 적이 있었는데 평소에 욕 한마디 안 하고 사는 내 입에서 나도 모르게 욕이 튀어나올 뻔했다.



그 당시에도 남에게 도로 주행 연수를 함부로 시켜 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설마 내가 그러겠어?’라고 객기를 부려서 한번 시도해 봤던 일이었고 그 후로는 ‘다시는 하지 말아야 할 일’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그래도 다행히 별다른 탈 없이 도로 주행 연수를 마쳐 드렸고 어머니께서는 항상 습관적으로 브레이크 페달 위에 발을 올려 두시고 위급 상황에서 언제든 곧바로 브레이크를 밟을 수 있도록 가르쳐 드린 것 하나 만큼은 아직도 내겐 뿌듯한 일로 남아 있다.



남에게 도로 주행 연수를 시켜 주는 일이 왜 이렇게도 힘든 일인가에 대해 생각을 해 보니 자칫 잘못하게 되면 내 목숨만 잃는 것이 아닌 다른 사람(들)의 목숨마저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에 신경이 날카롭게 곤두설 수밖에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남에게 도로 주행 연수를 시켜 주는 것이 본인에게 천성적으로 잘 맞고 잘 해 줄 수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지금도 그런 일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과거에는 와이프에게 도로 주행 연수를 시켜 주다가 이혼을 하게 된 사례까지 있었다고 하니 괜한 객기 부리지 말고 가급적이면 돈이 좀 들더라도 전문 영역은 전문가에게 맡기는 편이 좋겠다.



모두들 오늘도 안전 운전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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