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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갑은 여자로 보지 않던 남편이 동갑인 나를 만나다

내 남편 탐구 생활 29화

내가 남편울 처음 만났을 때를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당시 남편은 회색 정장 바지에 셔츠 가운데 포인트 꽂무늬가 있는 옷을 입고 있었다. 옷이 하도 특이해서 한참 쳐다봤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난 남편에게 첫눈에 반했었다. 당시 머리 길이가 좀 많이 길긴 했지만 머리만 자르면 여러 여자들 울릴 거라 여겼었다.


그때 집 화장대를 보며 내가 내게 얘길 했다.

당시 남편의 컨셉이 플레이 보이였기에 '그런 사람 좋아하면 나만 피곤한데... 너 어떡하냐...'라고.


두번째 봤을 때에는 머리를 산뜻하게 자르고 가운데에 글자가 새겨진 셔츠를 입고 왔었다. 그 두번째부터 우린 사귀게 되었다.


서로 어찌나 좋아했던지.. ㅋㅋ~


물론 남편을 사귀게 된 것이 특이한 옷을 입고 있었다는 것은 아니다!!


남편은 당시 내가 동갑인데도 너무 좋았단다~ 동갑은 아예 여자로 조차도 생각도 안 했던 사람인데 말이다...


지금은 내가 아무로 나미에보다 예쁘다고 한다. ㅋ~


그 뒤로 남편의 옷은 주로 어두웠던 것으로 기억된다.


당시 옷도 별로 없던 남편에게 리바이스 바지며 각종 옷을 사줬던 나였다.


뿌듯했었다~


지금은 옷 많이 사주지 못해서 미얀해요!!


난 남편이 연애 당시 무슨 말을 했는지, 어떤 옷을 입고 어떻게 행동했는지를 거의 다 알고 있는 사람이다.


그러다 여덟 번째쯤 내 절친 중 하나인 친구를 만났던 자리에서 남편이  'Spoon"이란 주황색 티셔츠를 입고 왔을 때, 내 친구는 "남자 친구 너무 괜찮다~ 잘 사귀어 봐~" 하다가 앉은 키가 작은 남편이 일어나는 것을 보고는 "헉!! 키가 엄청 크시네요~" 했던 것을 기억한다. ㅋㅋ~ ^^;; 키가 187cm에 다리가 1m가 넘으니... 보통 사람들이 놀랄만 하다~ 단, 남편 다리가 너무 길다 보니 다리가 짪지 않은 나로서도 상대적 박탈감이 든다 ㅎㅎ~ ㅠㅠ


그 후 조금 뒤에 나와 남편은 할 말들이 너무 많아서 처음으로 모텔을 잡고 하고 싶었던 말을 했었던 기억이 있다. 아마도 5개월 뒤였으리라...


그때 우린 아무 일도 없었다!! 남편은 그렇게 날 지켜준 사람이었다!!!

울 엄마인 딸래미 엄마도 남편을 믿어주신 분이시다!!


지금은 그때처럼 나도 남편에게 일어났던 일을 다 기억하진 못한다~


사진처럼 그때의 상황을 통째로 찍어 기억했던 나로선 용납 못할 일이지만 나이가 드니 이젠 헤롱거리나 보다. ㅋ~


그래도 멋진 울 남편 항상 사랑해요!!!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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