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같은 페이지를 펴는 인연이란
[Scene 1]
"나 서점 가는데 사고 싶은 책 있어?"
"시집. 오빠가 원하는 걸로."
'딱 짚어서 나태주 시집 사 달랠걸 그랬나?
그래도 오빠취향에 맞는 시집은 읽어보는 새로움도 있으니까 말 안 하는 게 나을 거야'
생각할 때,
오빠가 골라온 책은
'나태주, 꽃을 보듯 너를 본다'
[Scene 2]
출국하는 길 면세점에서 귀걸이나 살까 돌아보는 중 오빠에게 톡이 온다
"나 너한테 귀걸이 선물하고 싶은데 내가 같이 못 가니까 네가 골라서 올래?"
'내가 귀걸이 살 예정이라고 말을 했던가..?'
오늘도 또 내가 하려던 말을 먼저 꺼내는 그 사람
벌써 몇 번째인지 모른다
아니지 아니지 정신 차려
이건 그냥
우연히 맞는 것도 크게 느껴지는 것뿐이야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읽는 건가
감이 빠른 사람인 건가
아니면
나랑 결이 비슷한 사람인 건가
쉽게
운명이라 철석 믿고
내 사람이라 단정하고 싶지 않다.
지금은 닮아가는 것만 보이다가
시간이 지나면 달라져가는 것만 보일까 봐.
닮아가는 걸 적게 보면
달라지는 것도 적게 보이려나.
아니겠지
아니겠지
놓아버려도
자꾸만 맞아가는
그렇게
애틋하게
너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