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정 콘서트를 부담 없는 마음으로 출발했다
너무 잘 아는 노래들이었고
재치 있는 입담을 가진 사람이라
가볍게 즐길 수 있을 거라고.
근데 예상치 못한 가창력에 충격(?)을 받았다
그냥 개성 있게 노래하는 가수인 줄 알았는데
임창정은 CD를 삼킨 노래가 아니라
CD에서 튀어나온 풍부한 표현력과
엄청난 성량으로 감정을 압도했다.
발라드는 이렇게 부르는 거구나!
김나박이 콘서트 대부분을 가봤지만
이런 감동은 처음이었다.
왜 일찍 널 보낼 수 없었을까
살면서 너와 내가 죽어도 너와 내가 아닌 것을
슬픈 영화 한 편을 보는 것처럼
감정이 벅차고 듣기가 힘들었고
눈물이 터져 나왔다.
콘서트.. 콘서트..
사실 이 콘서트는 '우리'가 아닌 시절에 예약된 거였다.
그가 "임창정 콘서트 같이 갈래?"라고 물었고
나는 '내가 안 가면 다른 사람하고 가겠지.'라는 마음으로 일정이 어렵다고 했다.
시간이 좀 흐르고 다시 같이 가겠냐고 물었을 때,
'정말 나를 위해서 예약한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고
같이 가기로 했다.
그 사이에 우리는 연인이 되었다.
내가 좋아할 만한 공연을
일정을 맞추고
좌석을 고심해 가며
고르고 골라서
조심스럽게 나에게 물어봤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되었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 건
영화표 한 장이거나
달콤한 말 한마디거나
생각보다 적은 노력이 들 수 있다.
흐르는 대로 살아가거나
대충 해도 세상은 돌아간다
그런 편하고 적당한 세상에
조금은 서운해하고 체념하면서 살아왔다.
매 순간
너에게 최선을 다 할 거야.
내가 그토록 원하던 데이트를
눈앞에 펼쳐놓는 그를 만나면서
다시 한번 느낀다.
세상이 다 뻔하진 않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