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30일
드디어 계약금이 들어왔다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몇 달 동안 하루에 8,9시간씩 강의를 듣고 준비를 했다
수많은 선택의 과정 또한
막연했고 막막했다
마치 한겨울 찬바람을 얼굴로 고스란히 맞으며
오토바이를 타는 일과 비슷했다.
차가운 공기를 혼자 견디는 시간.
혼자 해내야겠다 생각했다
다른 사람에게 부담되거나 피해 주는 걸
무척이나 싫어하기도 하고
이 낯설고 어려운 세상을 누군가의 발을 들이기가 미안했다
그러다 그날,
서울식물원의 폴바셋에서
나는 어렵게 입을 열었다.
그는 평소에 내가 어디를 가는지 물을 때마다
“그걸 왜 궁금해요?”라는
퉁명스럽게 얘기했던 내가
어디를 간 건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어떤 고민했는지.
그는 가만히 듣다가 진지하게 말했다.
“앞으론 혼자 위험한 데 가지 마.
내가 꼭 같이 갈 거야.”
사실 혼자라는 게 가끔 버거웠다.
어떤 선택이 옳은지,
누구도 확신할 수 없는 순간엔
의논할 사람이 절실했다.
다들 쉽게 하는 일 같은데
내겐 왜 이렇게 어려운 건지
물어보고 싶기도 했다.
그 후
그는 기꺼이
귀한 시간을 내서 동행해 줬다.
자기 일처럼 고민하고 같이해준 시간들.
그게 너무 감사해서
더욱더 이 일이 잘 성사되길 바랐다.
잘되기만 하면 꼭 보답을 하고 싶은데
약속된 날은 차일피일 미뤄지기만 했다.
계약금이 들어오자
나는 바로 선물 계획부터 세웠다
“나 살 게 있어. 같이 가자.”
정성스럽게 옷을 골라 그에게 선물했다.
나에게 준 시간과 배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 선물이지만,
그가 가르쳐준 세상에 감사하는 의미였다.
혼자 가는 길이 당연하다고 여겼던 나에게
그는 말했다.
“이제, 혼자 가지 마.”
세상엔 지켜야 할 예의보다
지켜야 할 사람이 우선이라고.
누군가에게 기대도 괜찮은 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