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르나스

5.23. 그랜드키친

by 보리차

둘이 있는 시간보다

다른 사람들과 섞여서 본 시간이 더 길었기 때문에

나에겐 그 속에 있는 그의 모습이 익숙하다


항상 리드하고 의사결정을 주도하는 그는

모르는 걸 가르쳐주고

어려운 일은 앞서서 해결해 주는 선배이자

에너제틱하고 유쾌한 멤버이다.


이곳에 처음 왔을 때

나는 그에게 일로 도움을 많이 받았고 스승님으로 모셨다.

낯선 곳에서도 항상 따뜻하게 챙겨줬던 고마운 분이었다.


그 모습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했고

우린 잘 맞는 선후배였다


하지만 커플이 된 뒤 첫 회식은 좀 긴장됐다

핑크색이 된 우리는

사람들 속에서 어떤 모습일까.


뷔페 많은 음식을 앞에 두고도

그는 여전히 다른 사람을 챙겨주느라

본인 음식은 못 먹는 중이었고

와인만 신나게 드링킹 했고


나는 전략적 코스에 따라

회, 채소 등 배부르지 않은 것으로 시작했고

고기 소량과 캐비어, 라씨,

무엇보다 새싹삼을 20 뿌리째 공략하고 있었다


여전히 시끌벅적하고 즐거운 회식.

모이기까진 귀찮고 부담되지만

우리는 그곳에서 언제나 유쾌하고 즐겁다


이제는 내 사람이 된 그를

익숙한 자리에서 만나는 건

설렘 그 자체이다.


오랫동안 우리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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