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보리차



비 온 뒤 땅이 굳었다.

며칠째 세차게 내린 비는
우리의 약속들을 모두 휩쓸고 내려갔다

그 물살 속에서 그를 잃을 뻔하고 난 후에야
비로소 나는 창을 내려놓고
무릎 꿇고 신에게 경배드렸다

작고 나약한 내가 함부로 비를 만들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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