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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찬희 Jan 01. 2024

2년을 코앞에 두고 퇴사한 이유

그리고 지금은 이직했습니다.

이 글은 아래 해당하는 분들이 편하게 읽어보시기 좋습니다.


    ▸ 퇴사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는 직장인

    ▸ 다른 곳에서의 새 출발을 준비하시는 분

    ▸ 내 퇴사는 괜찮은 선택이었나? 돌아보고 계신 분



꽤나 자극적인 제목이죠..?

퇴사를 주제로 글을 꼭 써보고 싶었는데 드디어 씁니다.

제목처럼 퇴사를 했고, 퇴사를 돌아보려 합니다.

안녕히 계세요 여러분 저는 이 세상의 속박과 어쩌구..




01 퇴사를 다짐한 진짜 이유

완벽한 회사는 없다. 그치만..


각자가 생각하는 좋은 회사의 기준은 있다. 완벽하진 않아도 내 기준에 부합하는 회사였기에 만족하면서 다녔다. 그리고 이제 더 이상 그 기준에 부합하는 곳이 아닌 곳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생각이 하나 둘 늘어나면서 퇴사를 결심하게 되었다.


1. Role-model의 부재

내가 회사를 선택할 때 1순위로 생각하는 기준은 다름 아닌 '배우고 싶은 사람'이 많은가이다. 배우고 닮고 싶은 사람이 내 주위에 많아야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 주위 10명의 평균이 가까운 미래의 나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 회사에 막 처음 들어와 팀을 만났을 때, 함께 일하는 리더에게서 배울 점이 많아서 일하면서 만족도가 높았다. 함께 일하는 팀원도 열정이 가득한 친구라 함께 으쌰으쌰 일하는 게 즐거웠다. (심지어 월요일이 싫지 않을 정도로..) 같은 팀 사람뿐 아니라, 타 팀에서도 업무 스타일이 나이스해서 나도 저런 점은 닮고 싶다 하는 분들이 꽤 있었다.


하지만, 더 좋은 기회로, 특히 회사의 경영 악화로 퇴사하는 분들이 많아졌다. 어려운 도전을 즐기는 편이라 처음에는 몇 명 없어도 내가 더 노력하면, 더 잘하면 되겠지 하는 생각으로 일했다. 그치만 '티키'하면 '타카'해주는 사람이 있어야 진전하는 재미가 있는데, 나 혼자서 혹은 팀 내부에서만 티키타카 하다가 디벨롭되는 게 없는 일이 잦아지면서 지쳐버렸다. 출근이 기대되기는커녕, 일요일부터 월요일을 미워했다.


처음 내가 이 회사를 선택했던 이유처럼, 다시 배우고 싶은 사람이 많은 곳으로 눈길이 향했다.



2. 회사의 경영 악화

회사의 경영 악화는 사실 퇴사의 주된 이유는 아니다. 재정 상황이 좋지 않으면 다시 좋게 만들 방법을 찾으면 되니까. 희망퇴직을 받을 때도 팀에서 유일하게 신청하지 않고 남아있겠다고 했다. 하지만, 경영악화 그 자체보다는 마케팅 예산이 줄어 할 수 있는 일이 많이 않은 이유가 컸다. 광고비를 줄이니 Paid 유입이 눈에 띄게 줄었고, 그러다 보니 CRM도 적은 모수를 대상으로 많은 구매 전환을 시키기가 훨씬 챌린징해졌다. 그래서 새로운 CRM 액션을 고민해야 했지만, 당장 쿠폰 혜택을 줄이고 예산을 감축해야 하는 액션이 더 우선순위 높게 진행되어서 CRM 디벨롭에 집중하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사실이 아쉬웠다. 무엇보다도 더 개인화된 CRM 단계로 진화하기 위해서는 내가 실력적으로 더 채워야 할 부분이 많다고 느꼈다. 1에서 언급한 배울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내가 더 배워서 성장했을 때 이런 위기를 마주했을 때 위기도 기회로 바꿀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02 1년 7개월의 퇴사 회고

그래도 이런 점은 진짜 좋았다..


그래도 이 회사에서 일한 2년 가까운 시간을 후회한 적은 없다. 지금까지 다닌 회사 중에서 가장 많이 성장한 곳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얻을 건 다 얻고 갈 수 있어서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그중에 가장 잘 얻었다고 생각한 lesson-learned는 크게 2가지가 있었다.



1. CRM 커리어의 시작

CRM으로 마케팅 커리어를 구체화하고 싶었는데, 운 좋게도 회사에서 CRM마케터 포지션을 제안받아 커리어를 뾰족하게 만들 수 있게 되었다. 마침 회사에서는 Braze 도입 시기에 Braze를 써 본 사람을 찾고 있었고, 사용 경험이 있는 내가 눈에 띄었던 것 같다.


내가 생각하는 CRM의 고도화 단계

내가 생각했을 때 CRM 능력치를 4단계로 표현한다면, 이런 형태일 것이다.

Braze 첫 도입기부터 함께한 덕분에 캠페인 > 캔버스 > API-triggered /리퀴드문 사용까지, 1년 반이라는 기간에 이 모든 걸 다 경험했다. 모든 CRM 환경이 잘 구축된 회사에 들어가는 것도 좋지만, 내가 고군분투하며 이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사실이 자랑스러웠다. 사실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는데, 나와서 보니 생각보다 CRM을 체계적으로 잘 해온 것 같다는 피드백도 간간히 들어서 쑥스럽지만 괜스레 으쓱했다.



2. 커뮤니케이션, 업무 스타일 갖추기

이 회사만큼 타 팀과의 협업이 많은 곳이 없었다. 그리고 협업을 원활하게 하는 대화법, 처세술을 여기서 가장 많이 배웠다.(물론 그만큼 스트레스도 받았..지만?) 그전까지 나는 회사가 일만 잘하면 되는 곳이라고 착각했다. 하지만 일 그 자체보다 그 일을 하기 위한 대화가 더 많이 이뤄진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래서 진짜 거의 모든 JD에 뻔하디 뻔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꼭 들어가 있나 보다. 그래서 중요한 건 알았는데, 어떤 걸 배웠는데? 하면 설명하기가 참 어려운 게 바로 커뮤니케이션 능력인 것 같다.


① 상대의 말을 듣고 나면 내가 이해한 게 맞는지 한 번 더 되물어보기

② 얼마나 우선순위가 높은 일인지, 가능하면 데드라인을 받기


크게 이 2가지가 내가 이 회사에서 내 것으로 만든 커뮤니케이션 방법이다.


상대의 머릿속에 있는 기획과 상대의 입에서 나온 말을 내 방식으로 조합한 이해는 완벽하게 같을 수 없다. 그렇기에 내가 이해한 게 맞는지 되묻는 과정이 있다면 상대와 얼라인을 잘 맞출 수 있고, 나 스스로도 더 잘 기억할 수 있게 된다.


특히 나는 욕심도 많고, 뭐든 도와주고 싶어 해서 다 할 수 있다고 지르고 보는 욕망의 항아리(?) 성향이 있는 걸 알았는데, 그러면 정작 나에게 우선순위가 높은 일에 쏟을 리소스가 부족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업무에 대해 얘기할 때는 그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가능하면 데드라인을 정하고 일하는 게 나에게도 상대에게도 좋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내 것으로 만든 것들을 가지고 이제는 새로운 곳에서 도전을 이어나가려 한다.




새로운 한 해이자 새 출발의 시작이기도 해서

퇴사 글을 얼른 내보고 싶었는데요,


퇴사를 준비하며 혼자서 치열하게 고민한 흔적이

읽으시는 분의 고민의 길이를 조금이나마 줄이는데 보탬이 되었길 바랍니다.


많이 배웠고, 또 새로운 갈증을 채우기 위해서..

아무튼 그래서.. 퇴사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이직했습니다.

곧 이직 이야기로 또 돌아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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